사는게 그렇습니다.. 딱히 잘난 인생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해를 끼치고 살지 않아온 인생인데
왜 맨날 당하고만 사는 지, 참 지랄맞은 인생살이입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한 회사에서 열심히 살아온
입장에서 조금 회사에 도움이 되고자 사장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고 그렇게 가면 문제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를
한 직원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더이상 너에게서 가능성을 찾을 수가 없으니 감봉을 받든지 조만간 다른 직장을
찾아봐라는 이야기를 직접 듣는다면 참으로 여지껏 헛 살아왔구나라는 자괴감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도 떠들어대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입니다.. 이 세상 99%의 인생은 그 흔한 숟가락 하나
제대로 쥐지 못하고 태어났습니다.. 어떤 수저건간에 숟가락 하나 들고 나오는 인생이 얼마나 부럽습니까,
그런 인생인데 심지어 회사를 위해 충성을 다한 것도 모자라 회사를 살리려고 자기가 평생 모은 돈까지 차용해준
착하디 착한 이 남자는 왜 이렇게 궁색맞은 인생으로 전락해버렸을까요, 이런 등신,이라고 멍충이같이 왜 남을
쉽게 믿어,라고 따끔하게 충고하고 어깨 토닥거려주면 그럭저럭 살아갈만 한 인생이 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남을 믿고 남에게 좋은 의도로 나의 모든 것을 내보였을때 돌아오는 것이 배신과 후회라면 이 사람이 앞으로 살아
갈 인생은 지옥보다 더한 고통의 연속이죠, 죽음으로도 대체되기 어려운 현실속의 자괴감은 치유가 불가능합니다..
이 소설속의 주인공인 A라는 남자도 그러합니다.. 그는 새벽 2시가 넘어 택시를 탑니다.. 그리고 새벽까지 힘들게
일하는 택시 드라이버의 푸념을 듣게 되죠, 일상적인 택시기사의 이야기임에도 이 A라는 남자는 위압감과 공감하기
힘들어보이는 심리를 보여주면서 자신이 가고자하는 곳까지 불편한 상황을 참아냅니다.. 그리고 이 A라는 남자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자신이 의도한 일을 저지릅니다.. 그가 왜 그러한 짓을 벌이게 되었는지는 이어지는 과거의 A라는
남자의 인생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대단히 짜증나고 분노가 올라오는 그의 인생입니다..
이 단편소설은 이 시대의 빌어먹을 ‘을’의 인생을 다루고 있는 듯 합니다.. 빌어먹을이라고 해서 죄송하긴 합니다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공’수저인 서민들에게는 자신에게 닥치지는 않았지만 어떤 방식이든 한번쯤은 당해보았
을 ‘갑’의 횡포와 사회적 차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택시 드라이버”가 쏟아내는 사회 불평등
의 구체적 경험들은 어느누구가 들어도 고개를 끄덕거릴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죠, 하지만 우린 이들이 쏟아내는
불편한 진실에 함께 하면서도 쉽게 동조하지 못합니다.. 결국 니가 그런 모양새로 행동하니 세상은 너에게 제대로 답을
주지 않은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죠, 이 소설속의 택시기사가 그런 모양새입니다.. 이사람은 누군가에게 자신
의 인생에 대해 푸념만 늘어놓습니다.. 그리고 공감을 요구하면서도 타인의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죠, 그러다가
어쩔 수 없는 인생임을 변함없이 깨닫고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그 와중에 그에게 책잡힌 A라는 남자에게
자신의 욕심을 스스럼없이 드러내죠, 이봐, 너나 내 인생살이가 밑바닥이라고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거 아냐,
내 푸념이지만 좋은 인생경험이니 똑바로 살아라고 하면서 A가 가진 돈을 가져가버리죠, 그게 인생이라는 겁니다..
사실 이야기의 진행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초반의 흐름과 중간에 발생하는 사건을 비롯한 화자이기도 한 A라는 인
물의 이야기가 너무 밋밋하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조금 아쉬었습니다.. 특히나 제목이기도 한 택시 드라이버의 이야
기들은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인식은 되어지지만 인물적 임팩트는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무엇보다 A로
인해 드러내고자했던 이야기는 도대체 뭐였지, 그러니까 이 남자가 힘들고 고통받은건 알겠는데 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가라는 의문점은 조금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이 주는 사회적 공감과 이유에는 충분히 동조하겠는데 이
작품의 중심이 되는 화자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흐름은 딱히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히려
이 두남자의 상황적 설정에 있어서 조금 과한 행동이나 액션의 표현들을 보여주었더라면 보다 임팩트가 강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감상적인 측면에서는 우리의 현실속 모양새가 직접적으로 표현되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택시기사의 푸념과 같은 이야기가 그의 외면의 모습은 흔히 보아온 주변의 기사 아저씨와 크게
다르지 않죠, 대단히 주의깊게 관찰한 인물적 묘사와 상황적 표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