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황천길’님은 SF부터 아스트랄까지 장르의 범주를 넘나드는 글을 쓰시는 분입니다. 이런 분의 최신작인 ‘진심에의 강요’를 읽고 무덤덤하게 현실을 다루고 감정을 억누르면서도 주제의식이 명확하다는 느낌을 받아 ‘이건 꼭 써야 해!’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저 구절은 글에 대한 주인공의 신념이 강하게 묻어나는 구절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저렇게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어느 순간 자존감이 떨어지는 때가 있는데, 이 구절을 보고 그런 순간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공모전에 떨어지던 순간들, 투고에 실패하던 순간들….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제 글에 대한 가치를 절하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것이 저의 아집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나의 글을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냐는 말처럼 모든 것은 나 자신이 내 글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신념을 가진 저였기에 이 구절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뛰어난 글씨체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써보았습니다.
여담이지만 보통 캘리그라피를 쓴다고 하면 근사한 글씨체로 쓰시는 분들이 많은데 저 역시 그런 근사한 글씨를 흉내내보려 했으나 상황이 도와주지 않아서 (만년필은 잉크가 떨어지고 손에는 땀이 차서 글씨가 번졌습니다. 하필 제가 또 왼손잡이에 땀이 많은 편이라….) 제가 자주 사용하는 펜(InkJoy Papermate 퓨어 블루, 오렌지)을 사용해 제 평소 글씨체로 써보았습니다. 사진상에서는 크게 티가 안 나지만 노트는 브릿G에서 판매하는 드래곤 라자 양장본 노트를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