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 어드벤처를 하는 추억을 떠올리게 한 로그 스페이스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로그 스페이스 (작가: 이비스, 작품정보)
리뷰어: 소로리, 20년 5월, 조회 88

아주 예전에 삼촌이(…) 말씀하시길

오래 전 과거의 게임은 지금과 달리 텍스트 몇 줄로 묘사가 끝나는 게임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 흔한 도트그래픽도 없어서 텍스트로 모든 묘사가 이루어졌고 플레이어는 그 텍스트에 의지해서

게임을 진행했어야 한다고 하네요.

 

오늘날 게임이 거의 현실과 구분이 되지 않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는 보다 풍족한 오감으로 내용을 받아들이며 즐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대가 찾아왔음에도

굳이 토끼공듀-_-;가 아니더라도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불감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양과 질에서 모두 압도하는 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이건 왜일까요? 아마도 오감이 받아들인 그대로 게임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는 발전한 게임을 받아들이며 그 댓가로 상상력이란 걸 잃어버리고 만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요즘 세상에서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는 굉장히 귀중한 것입니다.

인스턴트식으로 모든 것을 소비해야하는 이 시대 속에서 그런 것들은 굉장히 구하기 힘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소설 또한 그러한 경향은 마찬가지여서,

요즘은 글을 보고 있지만 그림을, 나아가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어야합니다.

문장은 줄이고, 대화는 늘리고, 스토리는 막힘이 없고, 내용은 즉발적인 자극을 제공하여야 합니다.

오랜 인내 끝의 카타르시스는 사이다패스로 통칭되는 이들에 의해 배척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아, 물론 저는 이 모든 현실을 부정하려는 건 아닙니다. 이런 소설 또한 시대의 요구니까요.

다만 그렇지 않은 그 무언가가 아직은 좀 더 남아있어도 좋지 않느냐는 것이죠.

 

이 소설, 로그 스페이스는 제가 보기에 그 얼마남지 않은 부류에 속하는 듯 합니다.

이 글은 낯선 세계, 온전히 이질적인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하며 읽는 내내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그것을 상상하게 합니다. 함선을 잡아먹은 우주선, 괴상한 몰골의 외계인 해적, 특이한 레이싱, 안드로이드…

한 때 스타워즈에서 발견하였고 이후 좀처럼 발견하기 힘들었던 그런 내용들이 이 소설 안에는 있습니다.

독자는 이 글을 읽으며 새로운 우주, 새로운 새계, 새로운 종족, 새로운 소재를 받아들이며

그것이 무엇일지 읽으며 상상하게끔 됩니다. 글을 읽으며 주인공을 따라 낯선 무언가와의 끊임없는 만남을 즐기고

다음으로 이어질 그 무언가를 점차 기대하게 합니다.

마치 과거의 텍스트 어드벤처처럼 묘사된 글만으로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더듬어 나아가며 무엇이 있을까 기대하게 하는 힘이 이 글에는 있습니다.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된 주인공과 그 주변인물들의 특성 또한 힘을 더하고 있지요.

(단순 묘사로 끝나지 않고 꾸준히 그 개성이 언행에 적용되어 대사나 행동만으로도 화자가 구분되는 점이 좋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읽으며 머릿속으로 풍경이 그려지고 그 안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이 보이는 건

확실히 꽤 즐거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읽는 내내 즐거웠네요.

 

*

 

개인적으로 갑자기 우주선이 나포되며 시작된 주인공의 급변한 운명이 과연 이후에 어떻게 계속 전개될런지,

그리고 이후 어떤 또 놀라운 세계와 그 무언가가 나타나 즐겁게 할지 기대되는 글이었습니다.

이후에도 계속 응원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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