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항해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대항해시대 (작가: 점선면, 작품정보)
리뷰어: 무조건건강하게, 20년 5월, 조회 57

지구에 해로운 인간이 너무 많아진 결과, 필시 인간이 원인으로 발생했을 기후
변화로 수위는 계속 올라가고 지상 생물이 거주할 수 있는 땅은 점점 좁아집니다.
좁은 땅에서 많은 인간이 살다 보니 살기 힘들어진 인류는 지구 밖 우주 건너 행성
프록시마로 이주하려는 계획을 세우게됩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선별 당첨된 사람들은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100년이 넘는
수면 항해를 시작하는데 이 긴 항해 중 본의 아니게 예정보다 일찍 깨워져서 정신
들자마자 괴팍한 노인 수잔에게 가족들이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한 남자
알베르가 주인공입니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대항해시대라는 무역항해 게임이 떠올라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대한 모험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인류가 우주 항로를 개척해
잘살고 있는 다른 행성을 발견했다며 칩입거주하려고 떠나는 이야기였습니다.
항해를 인생으로 비유하는 많은 표현들로 볼때 등장인물의 인생 여정을 이야기하려는
제목으로 생각해야 작품적으로는 정확하겠지만요.

자신을 깨운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은 같이 있기도 껄끄러운 꼰대인데 가족을 잃은
슬픔으로
우울해진 알베르에게 바라지도 않은 이야기와 추억을 말하면서 강제적일 만큼
거친 방법으로 상실감을 내려놓게 하고 자기 삶의 마지막을 함께 하게 합니다.

아이가 없는 수잔에게 알베르는 다른 의미에서 애증 섞인 자식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식의 자립이 당황스럽더라도 부모에게서 멀어지는 것이 효도
이고 자식을 품에서 내 보내는 부모의 자립이 끝나기 전에 한발 먼저 멀어져야 한다고요.
흔들리지 않는 인생의 주체로 자립하길 응원하고 선행자로서 가르침을 주는 과정에서
서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관계가 부모자식 사이로는 가장 좋겠지요.

수잔이 원하던 것은 동정이나 애도가 아닌 인생을 먼저 겪은 선배,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먼저 존중받고 추억해주는 일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프록시마에 도착한 이후에도 알렉스에겐 삶의 시간이 남아있고 많은 선택과 고난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수잔 나름의 응원과 배웅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워낙 짓궂은 사람이니까요. :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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