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축축하고 환상적인 여름 소설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여름 소년 (작가: 다른, 작품정보)
리뷰어: 밝은별, 5월 19일, 조회 101

스포일러 주의

 

 

다른 작가님의 <여름 소년>의 전개나 소재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를 떠올리게 합니다. 수수께끼의 정부 기관이 있고, 그들이 연구하는 건 신으로 떠받들어지는 반인반수의 해양생물이며, 장애를 가진 여성 주인공과 그 생물이 점점 신뢰를 쌓아간다는 로맨스 스토리. 그렇지만 <여름 소년>의 배경은 한국, 그것도 부산 광안리입니다. 덕분에 읽으면 읽을수록 바다 냄새가 물씬 풍겨오지요. 지역적인 풍광이 이 이야기만의 차별점을 만듭니다.

 

호기심에 살짝 깨물어보려다가 큰 상처를 입혀버리는 백상아리. 그 생물을 바다의 무법자, 살인 포식자라고 생각하는 것. 이와 같은 오해를 우리는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합니다.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고립되어 살아감에도 타인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하는 건 해선이나 알리나 마찬가지겠지요. 우리는 서로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사실은 이해에 앞서 공감이 먼저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공감이란 게 그리 쉽나요. 그냥 머리로만 이해한 척 하는 게 더 편하지요. 그런 것들이 오해를 낳고 부주의를 낳고 서로를 상처 입히게 되는 걸지도 모릅니다. 알리의 특별한 능력도 결국은 상대방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바라는 상황, 인물, 그런 것들을 알아채고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신이라는 건 의외로 단순한 원리지요. 하지만 아무리 신이라도 그저 이해해주기만 하다가는 화병이 나겠죠. 해선은 알리에게 공감하는 인물이고, 그가 가깝고 소중하게 느끼는 사람이 됩니다. 비슷한 상황에 처해 비슷한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들. 로맨스의 정석입니다.

 

결국 이야기의 끝에, 먼 곳으로 떠나버린 애인을 그리는 여성. 그리고 그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릅니다. 이런 이야기. 어쩌면 너무 낡은 마무리죠. 그대로 쓰면 쉰내가 날 겁니다. 하지만 해선은 함께 가자는 알리의 제안을 스스로 거절했고, 그 과정에서 신적인 존재와 환상적인 묘사가 어우러지며 그 쉰내를 모조리 씻겨 버립니다. 너무 만족스러워서 좀 놀랐습니다.

 

여름이라는 시간대만이 가질 수 있는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뜨거움, 바다라는 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파도와 태풍이 불어 닥치는 축축한 느낌은 환상과 로맨스가 뒤섞이며 아름다운 문장이 됩니다. 어디 놀러가지도 못하는 시국, 여름밤에 읽기에 아주 어울리는 소설이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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