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잎들이 죽은 새처럼 떨어진다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요? 어떤 작품이 리뷰를 쓰게 할까요? 저는 바로 ‘외상’이 리뷰를 써야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그책 작가님의 작품을 조금만 읽어 보신 분이라면 아실 겁니다. 조금은 자극적으로 글을 쓰시는 분이라는 걸요.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점이 없습니다. 자극적인 부분이 빠진 부분에 담담하지만, 강한 문장들이 채워졌습니다. 그것은 곧 독자들에게 슬픔으로 다가왔고요.
슬픔을 만들어 내는 힘이 아주 큰 소설입니다. 읽고 나면 먹먹함이 오래 남거든요. 문장만 따로 적어두고 싶은 것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서는 동성애와 트랜스젠더가 나옵니다. 이것을 자극적으로 쓰지 않은 점이 우리가 동성애와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인식과 그 부수적인 것들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참 담담하게 차별을 말하고 있습니다. 차별하는 직접적인 큰 사건이나 자극적인 장면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 작품은 그게 포인트 입니다.
여자는 담담하게 자신이 트잰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저는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죠 성별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요? 성별은 우리가 선택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해야 하는 건 넌 이미 여자 혹은 남자로 그렇게 만들어져서 태어났으니 그에 맞게 살아야해. 이게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차별하지 맙시다. 같은 사람입니다. 소수를 지킵시다. 이런 말들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말이 또 차별이라고 생각합니다. 퀴어로 그들을 가두고 그들이라고 말하고 이성애자에게는 그들이라거나 집단이라거나 그런 말을 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서는 게이라는 이유로 맞았습니다. 이성애자란 이유로 혼난 적 있습니까?
이 작품은 많은 것을 넣기 보단 뺀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보여줘야 할 장면만 보여줍니다. 어쩌면 빠진고 남은 여백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은 무엇일까요?
제목 외상도 여기서는 중의적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풍기는 걸로만 보면 노인이 외상을 해서 외상일 수 있지만
몸에 난 상처의 외상 노인의 외상일 수도 있고, 주인공들을 외상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주인공들이 외상을 입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주인공들은 아무렇지 않습니다. 차별에 익숙해졌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성애자 동성애자 이렇게 분류하는 자체를 떠나서 그들은 만족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제 3자의 사람들이 그들에게 외상을 입히고 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몸에 수 많은 상처를 오늘도 어디선가 내고 있습니다.
당신의 몸에서 나는 냄새는 어떨까요?
외상의 뜻을 잘 생각해 보며 이야기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