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아 맥스웰 헌트리스가 변방 도시로 좌천되어 수렵단장을 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룬 소설이다.
대화를 중심적으로 리뷰해달라는 말이 이유가 있는 게, 대화가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내용 전개보다는 인물들과의 어울림에 더 큰 비중이 있다.
우선 이른 시점에서 총평을 내리자면, 4점 만점에서 2점을 재미없다, 3점을 재미있다고 했을 때 별다른 기복 없이 2.5점의 재미가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지는 느낌이었다.
이것은 내가 아무래도 ‘앞으로의 내용에 대한 기대감’을 재미의 가장 중요한 척도로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의 독특한 느낌 때문에 아마 나는 나중에 몇 번 더 이 작품을 찾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의 뒤 내용이 궁금한 것보다는 지금까지 읽은 부분을 다시 읽기 위해서.
사실 이 리뷰는 내 나름대로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작품의 대화를 중심으로 쓴 리뷰긴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직접적으로 접근해 보겠다.
대화는 그 대화가 나오게 된 맥락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한 번 환기하지 않으면 한동안 스토리 얘기만 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의 스토리는 작품의 작가님이 가장 잘 알 것이니까 내가 더 부연하지 않아도 되리라.
대화를 읽으면서 옥토패스 트래블러라는 게임이 생각났다. 꼭 옥토패스 트래블러 뿐만 아니라 턴제JRPG는 대부분 어느 정도 공유하는 감성이 이 작품의 대화에서 느껴진다.
이 작품의 대화는 마치 게임을 플레이할 때 맵상에 존재하는 모든 NPC에게 말을 걸어보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걸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것도 NPC에게 할당된 텍스트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계속 말을 거는 플레이를.
직설적으로 말해 쓸데없을 정도로 사소한 대화가 많다.
물론 소설에서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의 수가 게임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긴 하다. 그러나 그 점은 인물 하나하나와 하는 대화의 텍스트양으로 이 점은 상쇄된다.
이 작품이 스토리 전개로 재미를 주는 작품이라면 답답했을 테지만 이 작품은 슬로우 라이프 장르에 가까워서 이런 대화도 작품에 잘 어울린다. 오히려 그리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읽고 난 후에는 이 세계에 잠깐 살다가 온 느낌이 들 정도다.
대화 자체의 완성도 면에서는 좋으냐 나쁘냐 어느 쪽에 손을 들어줄 수 없었다.
나의 경우는 아마 다소 보수적인 면이 있을 것이다.
예시를 만들어 보자면, 인물의 대화를 쓸 때 “” 대신 ‘’ 를 쓴다면 나는 그것만으로 그 작품을 하차할 수도 있다. 나는 대화를 쓸 때는 큰따옴표를, 생각을 쓸 때는 작은따옴표를 쓰는 것 또한 소설 문법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나, –나, 「」는 괜찮다.
이 작품은 그런 문법적 완성도에서 보자면 하자가 있는 편이다.
구어체나 ~나 느낌표를 여러 번 쓰는 건 이해가 되는 편이다. 자유분방하긴 하지만 웹소설에서는 적지 않게 쓰이니까.
가장 신경 쓰이는 건 ‘…’와 ‘..’를 혼용해서 쓰는 것이다. 심지어 ‘…..’라고 둘을 붙이기도 한다. 그리고 ‘….라고 쓰는 식으로’ 마침표 뒤에 띄어쓰기 없이 문장을 바로 붙이기도 한다.
(작품의 제목에도 마침표가 들어가고 소제목에도 문장형 제목이 아니더라도 마침표가 들어가는데 안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앞에서는 잘 어울린다고 썼지만, 대화 자체의 완성도가 높은 편도 아니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정제가 덜 된 편이다. 작품의 화당 평균 매수는 73매인데, 웹소설들이 보통 1화에 5500자 내외인 걸 생각하면 거의 3배에 가깝다. 그럼에도 화당 내용 진척도는 비슷할 정도로 사소한 부분들이 많다.
그런데도 나쁘다고 단언할 수 없는 이유는, 어찌 됐든 뒤에 언급한 마침표 문제 두 가지를 제외하곤 어찌 됐든 이 작품은 대화가 주는 재미가 있고, 대화 자체를 봐도 가독성이 좋고 인물들의 감정도 잘 전달된다.
p.s. 모든 인물의 말투가 똑같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튼 장점을 잃지 않으면서 더 나은 답을 찾길 기원하며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