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신화의 신들은 어떻게 마블의 영웅으로 변할 수 있었을까? 공모(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최후의 신화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잭와일드, 20년 4월, 조회 142

천둥의 신 토르부터 지혜의 신 오딘, 장난기 많은 로키, 신들의 나라 아스가르드를 지키는 헤임달에 이르기까지 마블의 영화 <토르>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북유럽 신화에서 차용해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블 영화 성공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신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북유럽 신화의 신비로운 스토리에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마블의 세계관은 북유럽 신화와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례를 들면, 마블 영화 속에서는 토르의 동생으로 등장하여 권력을 향한 야망을 보이며 얄미운 행동을 많이 하면서도, 형 토르와의 업치락 뒤치락하는 유쾌한 케미를 보여주기도 하는 로키는 북유럽신화에서 토르의 동생이 아니라 거인족 사이에서 태어난 오딘의 의형제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영화에서 강력한 힘으로 아스가르드 정복을 시도하는 토르와 로키 형제의 누나이자 오딘의 큰딸로 나오는 헬라는 북유럽신화에서는 지하세계를 다스리는 왕으로 등장한다. 신화에서 헬라의 아버지는 영화와 달리 오딘이 아닌 로키다.

 

마블 영화 시리즈가 북유럽 신화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독특한 세계관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캐릭터의 유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북유럽 신화에서 ‘장난의 신’으로 불리며 각종 사고와 장난을 일으키는 신으로 등장하는 로키는 영화 속에서도 기발한 생각으로 남을 잘 속이는 미워할 수 없는 악동 이미지로 나온다. 신 중의 신, 신들의 아버지, 지혜의 신으로 불리는 오딘은 영화 속에서도 아스가르드의 수장으로서 지혜로운 왕의 표상으로 묘사된다.

 

Rambler 작가의 <The Last Myth – 최후의 신화>를 읽으며 가장 아쉬웠던 점은 그리스 신화와 북유럽 신화, 동양 신화 등에서 캐릭터를 차용해오면서 이들 캐릭터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지혜의 표상인 오딘이 총괄신의 부재를 이용하여 반혁을 일으키고 그 과정에서 눈을 잃는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또한, 각각의 신화에서 차용한 신들간의 매끄러운 관계설정이 부족해서 이러한 부분이 더욱 두드러지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동서양의 신화에 등장하는 여러 신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의 활동무대가 제대로 구현되어 있지 않아서 배경설정이나 세계관 묘사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유럽신화의 ‘아스가르드’, 고대 그리스의 기록에 등장하는 신비의 대륙 ‘아틀란티스’ 성경의 ‘에덴동산’ 등 서로 다른 수많은 신들이 활동하는 영역에 대한 묘사와 영역간의 관계설정이 있었다면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사실 컨텐츠가 가진 힘은 상상력이 점차 발전되고 진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유럽신화에서 기인한 마블의 성공사례도 상상력이 가진 힘을 잘 보여준 사례다. Rambler 작가의 <The Last Myth – 최후의 신화>는 동서양의 신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나가는 흥미로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이 방대한 작업을 위해 각각의 신화 속의 신들을 불러왔지만, 이들의 인물설정과 세계관을 활용하지 않고 이에 반하는 사건과 캐릭터를 구성하는 어려운 길을 택하고 있다. 북유럽신화를 활용한 마블의 사례를 참고하여 <The Last Myth – 최후의 신화>가 리뉴얼 후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탄생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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