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를 무서워하면서도 계속 읽는 경향이 있는데
한동안 이 괴담 시리즈를 읽던 시절이 그랬습니다.
어쩌다보니 자기 전에 꼭꼭 알약 챙겨먹듯 한편씩 읽곤 했는데
혼자 모니터를 바라보며 읽는 기분이 아주 삼삼했더랬죠(…).
괴담시리즈 전체 작품의 경향을 보면 크게
“내 이야기”로 구분되는 것과 나폴리탄 괴담의 “규칙”으로 구분되는 것 두 가지로 나뉘어지는데요,
전자의 경우 작가님 본인의 경험에 뭔가 덧붙인 이야기가 많고 덕분에 꽤 실감나게 무섭습니다.
작가님 본인 경험 자체가 워낙 비일상적인 게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근데 그러면서도 경험담이란 게 가져주는 왠지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무서움을 강화합니다.
후자의 경우 한 때 인터넷에서 많이 돌았던 “규칙괴담”인데(호텔이나 병원같은…)
작가님이 이것에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셔서 매번 과연…하면서 읽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험담 느낌의 글은 으어어어…하면서 소름돋는 느낌으로 등골이 오싹하게 봤던 것 같고
규칙괴담 형식의 글은 무서우면서도 재미있는 기발한 글이란 인상을 받았습니다.
뭔가 파고들 구석도 있어서 이런 게 가능하군…이란 생각도 했었던 것 같네요.
괴담에 기대하는 두 가지 맛이 공존하는 시리즈인지라 매번 새롭게 봤던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글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이었구요,
여기에 (좋은 말만 쓰면 좀 그러니까) 굳이 독자의 입장에서 조금 덧붙이자면
작가님께서 이야기를 쓰실 때 위 두 가지 기본골격을 가지고 가시면서도
상당히 다양한 형식으로 도전하는 경향이 있고
(사실 요즘은 경험담보단 일반괴담 비중이 꽤 높으신 편이긴 합니다. 여전히 화자는 ‘나’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러다보니 가끔 어라? 싶은 경우가 있습니다.
읽다보면 공포감을 느낀다기보다는 뭔가 생각을 많이 하게하는 편들이 바로 그것인데요,
나름 읽는 재미가 있긴한데(어떤 의미에선 이것도 확실히 공포긴 한데…란 생각도 들고)
요 부분은 공감툰? 같은 느낌도 있어서 좀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합니다.
시리즈의 통일성을 위해서 분리를 하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앞에 분류 카테고리를 달아도 좋을 것 같고…그런 생각이 읽으며 들었습니다.
이상이 (굳이) 지적하자면 꺼낼 수 있는 첨언하고픈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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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공포 이야기 쓰는 분들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느낌으로 글을 쓰시는 분이라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에 리뷰 공모를 하셔서 참여해보았습니다.
어쩌다보니 감상 위주의 글이 되어버렸는데 도움이 되실런지 모르겠네요.
그냥 이런 독자도 있구나하고 참고가 되셨다면 참 좋겠다라고 생각하며
이상, 괴담 시리즈 감상 후기였습니다.
덧) 끝으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편을 꼽자면 이층집이랑 돈벌레, 너튜브 공식 공포 방송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자는 갑자기 확 읽다가 소름돋았고 후자 두 개는 에스컬레이트하는 공포감이 인상적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