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젊은 남녀가 술김에
가서는 안될 곳에, 가서는 안될 시간에 방문한다.
전형적인 공포소설 혹은 영화의 시작입니다.
이러한 장르는 나타난지 꽤 오래되었고 따라서 사람들은 이러한 장르를 접할 때 익숙한 즐거움을 기대하는 한편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놀라움을 기대합니다.
작가는 이러한 독자들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기 위하여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하는데,
이 글의 경우에는 나폴리탄 괴담과 방탈출, 종교, 인체실험 등을 조합하여 신선한 맛을 부여하고자 하였습니다.
주인공인 여성 브리엘은 갑작스러운 공포에 조우하여,
이것을 처음에 주어진 규칙과 조력자, 그리고 주인공에게 따르는 운을 이용하여 탈출하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거듭 나타나는 의문과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공포스러운 장면이
읽는 이로 하여금 글을 계속해서 읽어나가고자 하는 원동력을 부여합니다.
대체 왜 주인공을 선택했는가?
대체 왜 인체실험을 거듭하는가?
대체 왜 이 지역에서 이 일을 진행하는가?
절대적인 공포를 상징하는 듯한 데이비드 프랭크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녀에게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목소리의 정체는 무엇인가?
독자는 글을 읽으며 처음의 ‘메뉴얼’을 포함하여 끊임없이 글에서 해답을 찾고자하고,
그것이 조금씩 풀릴 듯 하면서도 미궁에 빠짐에 따라 점점 더 글에 몰입하게 됩니다.
(비록 글에서 위 의문이 대부분 풀리지 않기는 하였습니다만 이는 글쓴이가 밝힌 바와 같이 20편 내외의 중단편을 고려하기 때문으로 보이며 아마 여기에서는 모든 의문을 해소하며 독자들에게 풀이의 쾌감을 부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런 점을 포함하여 꽤 좋은 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글을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을 조금 적어보자면
1. 처음에 무서운 분위기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키퍼슨인 사제의 언행이 다소 어색하며 부족해보인다는 점
2. 나폴리탄 괴담 계열의 소위 말하는 규칙괴담은 그것으로 종결되기에 읽고 곱씹으며 무서움을 느끼게 되는 것인데 이런 글에서는 독자들이 규칙을 읽고 뒤로 계속 넘어갈수록 내용을 잊어버리기에 그 힘을 발휘하기 어렵고 실제로도 어느 정도는 그러하였다는 점(아마 중단편으로 가면 각 챕터 서두에 일부를 발췌하는 형식으로 상기하게 하며 진행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3. 그 난리가 난 끝에도 성당이 다시 시작포인트가 된다는 점에 대한 의아함
정도가 다소 아쉬웠던 점인 듯 합니다.
읽으면서 들었던 개인적인 감상을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실제로 읽으면서 살짝 오싹한 기분과 함께 몰입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마지막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 포함)
중단편 연재로 진행하신다면 여러가지로 단편이기에 어찌할 수 없는 부분 포함 더욱 좋아질 것이라 이후가 기대되네요. 이상, Detention 감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