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고 예전부터 계속 감상을 남기고 싶었지만 쉽게 리뷰를 쓸 수 없었던 이유가
‘이 괴랄한 작품의 재미를 제대로 이야기하고 소개할 수 있을까?’ 자신이 없어서였는데요.
지금도 역시 자신은 없지만 좋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풀 메탈 레드후드>는 라이트 노벨 <풀 메탈 패닉>과 샤를 페로의 동화 <리틀 레드후드>
이 상이한 두 장르를 섞어 패러디한 것으로 생각되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풀 메탈 패닉은 평범한 여고생과 용병 소년이 나오는 일본의 SF·액션·학원 라노벨이고
레드후드는 ‘빨간 망토’, ‘빨간 두건’, ‘빨간 모자’ 등의 번역 제목을 가진 유명한 동화로
패러디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그림형제 버전이 아닌, 사냥꾼이 나오지 않아
늑대에게 할머니와 소녀가 잡아먹히면서 끝나는 사를 페로 버전이 원작입니다.
그들을 구해줄 사냥꾼이 없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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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사이버네틱 수술로 개조된 오른쪽 의안을 가진 전설의 슈퍼용병 유리 이바노프
소녀: 국가적 암살 의뢰를 받아 부업으로 살인 청부를 하는 고교생(본업) 레드후드
<풀 메탈 레드후드>의 할머니와 소녀는 매우 강하고 늑대는 이미 죽어있는,
기본적으로 매우 특별한 소녀의 일상과 고민을 다루는 이야기니까요.
줄거리
어사일럼 고등학교 1학년 死반 레드는 자신을 흠모하는 비범한 친구 유리아 함께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며 정부 요원과 반 담임을 겸업하는 렉스웰에게 의뢰를 받습니다.
슈퍼 솔저 프로젝트의 연구 샘플인 ‘여고생 입자’가 도난당해 다른 곳으로 샘플이
거래되기 전에 회수하고 관련된 이들을 모두 제거하는 임무이지요.
임무 중에 받은 장래희망 설문지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레드.
어린 시절 멋 모른 채 사이코패스 벽 장식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레드는 살인에
재능이 있지만 사람 죽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나름 현실 친구 100명 사귀기나 SNS
백만 팔로워 만들기 같은 평범하게 어려운 버킷 리스트를 가진 냉철하고 이성적인
보통의 청소년입니다.
부업이 살인 청부업자인 학생에게 ‘장래희망’이란 미처 생각해보지 않았던 미래,
살인청부업의 미래와 일의 보람 등을 가볍게 고민하면서 수행하던 임무는 고전,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이반 할머니의 등장으로 의뢰를 신속하게 마무리 지은
레드는 새로운 고민을 안고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며 성장해 나갑니다.후속편에 계속
동화는 여러 방법으로 다시 써지는 장르이고 레드후드 역시 많은 작품들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읽으면서 떠오른 작품은
쁘니쁘니 포에미(미성년주의), 스프리건, 신데렐라~사랑을 되찾아라!!~ 였습니다.
뭔가 말이 안되는 분위기의 작품들을 진지한 모습으로 꿰어맞춘 듯한 아스트랄한 느낌에
독특하면서 경쾌하고 스피디한 액션과 냉소적이면서도 익살스러운 재미가 이 작품의
매력이지만 일본 컨텐츠 느낌이 강해 취향을 타는 작품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입니다만 비명은 나오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대신 알린 건 김이 뜨겁게 피어오르던 머그잔 임무 목표를 제거하는 레드는 생태 피라미드의 무자비한 상위 포식자처럼 군림하지만 그거 완전 맞는 일이지요.
이었다. 내용물을 모조리 남자의 사타구니에 쏟아낸 머그잔은 바닥에 떨어지며 요란
한 소리를 냈다. 덕분에 머그잔 표면에 물감으로 삐뚤빼뚤하게 새겨진 ‘아빠 사랑해
요’라는 문자도 처참하게 깨졌지만 딱히 레드후드가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이런 일을 하는 남자라면 비참한 결말은 각오했을 테고, 자식이 생긴 뒤에도 이런 더
러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한 남자가 좋은 가정을 이어갈 가능성은 절망에 가까웠다.
작품은 일방적이다시피 학살 당하는 대상에게 동정하지도 서사를 주지도 않습니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면
스피디한 전투액션과 패러디 개그, 귀여운 여고생 주인공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드리고 싶네요.
많은 매수에도 재밌게 고민없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지금 연재 중인 후속편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