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쓰신 아그책 작가님은 브릿G에 작품을 공개하시는 작가님들 중에서 자신의 색깔이 강한 분에 속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당연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죠.
사실 처음엔 제 취향에도 잘 맞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자꾸 읽게 되고 책도 사게 되고 처음이 아닌 리뷰도 쓰게 되는군요.
제가 리뷰를 쓰는 이유는 작품이 조금이라도 더 눈에 띄고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 기준에서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는 얘기가 되겠죠. 사실 작가님은 브릿G에서 많이 알려진 분입니다.
작품활동도 활발하시고 작품이 크게 화제가 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브릿G에 발을 들인 초창기부터 이 분의 작품을 보기 시작했는데, 항상 꾸준하고 한결같은 글의 방향성을 가진 분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쓸데없이 서두가 길었습니다. 브릿G에 오신 지 얼마 안 된 독자분들이 읽으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설명을 붙여보았습니다. 본작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한 번 보고 오시는 걸 추천하려구요.
브릿G에서 자신만의 스토리를 갖고있는 작가님은 많지 않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온 글의 작풍이나 표현방식같은 작은 부분들을 찾아보는 것도 의외의 재미요소가 될 겁니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이 작품은 작가님의 작품 중 제가 좋아하는 베스트 3안에 들 수 있을 것 같은 재미있는 단편소설입니다. 순전히 제 취향에 따른 선택입니다만, 아마도 글을 읽어보신다면 작가님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소소한 일상의 표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대한 개인의 고민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세심하게 보여주는 글이 주는 감칠맛이 뛰어나다는 걸 느끼게 되실 겁니다.
맛깔나는 글을 쓴다는 건 참 오묘한 일입니다. 누군가에겐 쉽고 어떤 이에겐 도무지 잡히지않는 신기루 같으니까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쓰시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거나 거부감을 갖고있는 독자분들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읽어보시면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을 겁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글이라는 게 참 재미있습니다. 작가의 머리속에서 만들어진 글과 문장은 독자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이 되는데, 작가가 의도한 대로 꽂히듯 들어오기도 하고 엉망진창이 되어 머리속을 혼란스럽게 만들기도 하더군요. 무엇이 옳다의 문제가 아니고 작가의 개성이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글은 전자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아주 명료하죠. 생각이 가는대로, 몸이 움직이는대로 자연스러운 흐름이 글읽기를 끊김없이 즐기게 해줍니다.
작가님이 발표하신 예전의 글을 보면 ‘나는 성소수자를 위한 글을 쓸 거야. 그러니까 내 글에는 무조건 성소수자가 등장해야 해’와 같은 강박이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무서운 이야기에 뜬금없이 남남커플을 등장시킨다던가, 글의 결말이 ‘복수’라던가 ‘자기파괴’같은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글을 계속 공개하실 때도 있었죠.
어떻게 표현하시는가는 작가님의 자유입니다. 다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엄 씨’와 같은 작품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는 겁니다. 내 편도 남의 편도 없는 세상에서 깨지고 부딪히면서 결국 손을 놓기도 하고, 때로는 손을 내밀기도 하는 사람들의 복잡다단한 에피소드를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해주셨으면 합니다.
글은 워낙 잘 쓰시니 더 바랄게 뭐 있겠습니까. 다른 독자분들의 생각은 상이할 수도 있고, 제가 일반적인 독자분들을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취향을 가졌는지도 확실치는 않지만, 한없이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하실 거라면 살살 어루만져주면서 조금은 가볍게, 가끔은 피식 웃기도 하면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말입니다.
이 작품을 두 번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재미있다’였습니다. 이후에 머리에 무엇을 남길 건지는 제가 결정하는 게 아닐 겁니다.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가 있다면 아마 그렇게 되겠죠.
재미있는 글을 읽었으니 그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글을 더 많이 써주셔서 많은 독자분들의 머리에 좋은 생각들을 많이 넣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