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 글은 제목에서 미스테리 매니아들을 강하게 끌만한 진한 향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추리 게임을 해보자’라니… 너무 좋습니다.
일단 소설속으로 들어가보니 강력사건을 수사하기엔 연차가 더 쌓여야 할 것 같은 초등학생들이 등장하기에 조금 실망을 하긴 했습니다. 이웃나라에서는 초등학생들이 살인사건마다 뼈다귀냄새라도 맡은 개처럼 따라다니며 귀신같이 범인을 잡아내곤 하는 모양이지만, 대한민국에선 그러긴 힘들겠죠.
첫번째 에피소드를 읽었더니 역시나… 본격추리물이라기보다는 퍼즐같은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이야기였습니다.
다음 에피소드도 크게 다르진 않겠군… 약간은 맥이 빠진 기분으로 읽어내려가는데 왠걸, 이 글 독자들의 눈을 잡아둘 만한 여러가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점점 느끼게 되었습니다.
첫 에피소드에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이용한 문제를 내시는 건 여러 인물들의 이름과 특징을 빨리 파악하라는 작가님의 배려가 아닐까 추측을 하게 되구요, 에피소드가 이어지면서 점차 난이도를 높여갈 것 같은 분위기라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독자분이라면 구미가 당길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은 문제들이 등장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본 이 소설의 장점은 제목에 충실하다는 겁니다.
바로 추리게임입니다. 미스테리를 표방한 학원로맨스물도 아니고, 미스테리가 첨가된 스릴러물도 아닙니다.
학생이 열명도 안되는 작은 초등학교에 목요일마다 제시되는 문제는 정통추리소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연쇄살인이나 밀실살인과는 거리가 있지만, 분명 제대로 뼈대를 갖춘 미스테리입니다. 그리고 미스테리를 풀어가는 단서 또한 존재합니다.
등장하는 단서들은 대체로 상식적으로 추측이 가능한 내용들이어서 작가님의 문제를 풀이해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습니다. 아직 초반이라 속단하긴 이르겠지만, 분명 문제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질 것 같습니다.
저는 타임캡슐에서부터 막혔거든요…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를 보면 작가님이 미스테리를 만드는데 허점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신 부분이 많이 보입니다.
추리소설은 아무리 뒤통수를 후려치는 반전과 스릴이 넘친다 해도 추리 과정에 큰 모순이 생기거나 하면 재미가 반감되는 게 사실이죠.
작가님은 복잡한 트릭을 구상하시기보다는 어렵지않게 납득할 수 있는 깔끔한 문제들을 만드셨고, 그게 참 좋습니다.
방과후에 친구와 게임을 하고, 간식을 하나 더 먹기위해 문제를 푸는 소소한 아이들의 일상속에 미스테리를 접목시킨 시도도 의외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되서 괜찮았습니다.
성적은 안 좋아도 사건은 기차게 해결하는 주인공과 개성넘치는 친구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한가지 분명한 건 이웃나라의 꼬마탐정들처럼 끔찍한 살인사건을 쫓아다니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겁니다.
살인사건이 없으면 어떻습니까. 이 작품을 보면서 저도 괴도루팡과 셜록홈즈의 대결을 보며 두근거리던 어린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문제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죠.
브릿G의 독자 여러분께도 권합니다. 에피소드의 분량도 적당하고(30분 내외로 문제를 해결하실 수 있으르 겁니다.)
아직 초반이라 글 자체의 몰입도가 강하진 않지만, 점점 더 재미있어질 것 같다는 강한 촉이 오는 아기자기한 미스테리물입니다.
그럼 전 감쪽같이 사라진 타임캡슐을 훔쳐간 범인을 찾으러 다시 사건현장에 가봐야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