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소설이라는 컨텐츠가 생기면서 제가 가장 좋았던 점은 모두에게 열린 소통의 장이 생겼다는 점이었습니다. 쉽게 읽을 수 있고 쉽게 쓸 수도 있지요. 과거 기성 작가분들이라면 판매 부수의 압박 때문에 주저하게 되었던 실험적 시도도 지금은 온라인 공간에서 어렵지 않게 도전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전국에 계신 수 많은 작가분들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 작품 또한 제게는 신선한 재미와 설렘을 준 작품이라 브릿G의 독자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작품의 분위기는 짧은 희곡 한편을 읽는 것 같은데, 중요한 건 이 작품의 장르가 미스터리 스릴러 라는 겁니다. 희곡으로 각색된 명작 추리 소설이 물론 많긴 하지만(저는 쥐덫이 떠오르는군요) 빈틈없는 논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미스터리 물의 특성 상 인물 간의 대화가 중심이 되는 희곡은 조금 안 어울리지 않나 하는 생각을 조금 했었는데,
왠 걸, 이 작품 굉장히 명료하고 재미있습니다. 약간 시적이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한 깔끔한 표현으로 이야기의 몰입도를 확 높였습니다. 사건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만 정말 깔끔하게 전달하고 그 이후엔 등장인물의 대화와 거기서 드러나는 심리 묘사에 집중합니다. ‘선택과 집중’이 소설에도 이렇게 유용한 지는 몰랐네요.
폭우가 내리는 산 속의 외딴 곳에 위치한 산장,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불편하게 자리를 지키던 그 곳에 산악 구조 대원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그가 발견한 건 네 명의 남녀와 그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산장 주인의 시신.
구조 대원은 산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고자 하지만 네 명의 사람들은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고, 산장 주인의 사인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폭우 속 산장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아마 이 작품을 다 읽으신 독자 분들의 뇌리에 떠오르는 영화 한 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 하면서 보다가 엉? 하게 되는 그런 영화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걸 이렇게 비튼다고?’ 하는 어이없음에 헛웃음이 나오지만 이게 또 재미는 있어서 뭐라 할 수도 없는 작품 말입니다.
이 작품은 사실 결말이 어쨌든 크게 상관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시작부터 재미있습니다. 가독성이 좋은데 허술하지 않지요. 초반부를 보시면 뒤로 가면서 내용이 빈약해지지 않을까 싶은 걱정도 드는데 그건 그저 저의 기우였습니다. 이 작품은 끝까지 읽는 재미와 전개의 깔끔함을 놓치지 않는 보기 드문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미스터리는 정통 추리만이 진짜다! 라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께는 조금 다른 느낌을 남길 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한 가지는 모두 동감하실 거라 확신합니다.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분명 재미는 있다’라는 사실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