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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작품: 살인 메카니즘 방정식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20년 2월, 조회 54

아무도 관심없으시겠지만 제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관심없을 줄 알면서 왜 하는 거냐는 비판은 못 들은 척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온 저는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고 학교 분위기에도 적응을 못 해서 몇년간 방황을 좀 했더랬죠.

우연히 집에서 가까운 곳에 큰 도서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서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거의 5~6년을 그 도서관의 열람실에서 보냈습니다. 당시엔 열람실에는 서점에서 보기 힘든 책들이 있었는데, 팬더가 그려진 출판사에서 나온 추리소설전집과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 두꺼운 미스테리소설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표지가 두꺼운 추리소설을 특히 좋아했는데, 왜냐하면 책의 끝부분에 짤막한 추리퀴즈가 있어서 도전욕구를 자극했었거든요. 문제를 제대로 푼 적은 없지만 친구도 놀 곳도 없던 못 생긴 작은 아이에겐 도서관의 구석 자리와 먼지쌓인 책들이 세상의 전부였던 시절이었습니다. 돌아보니 조금 외롭긴 했지만  소소한 행복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추작작가님의 ‘살인 메카니즘 방정식’은 그야말로 추리소설의 정도(道)를 걷는 정통 미스테리물입니다.

글의 분량이 짧고 많은 정보가 담겨있지는 않지만, 분명 이 작품엔 추리소설에서 갖추어야 할 것들은 다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탐정이 등장하고 사건이 발생해서 사건의 개요를 독자와 함께 나눈 후, 추리의 과정을 거쳐 사건을 해결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단서를 뛰어넘는 부분이나 범인을 특정짓는 중요한 실마리가 불쑥 튀어나오는 장면을 보고 고개를 갸웃하시는 독자분들도 있으시리라 생각하지만, 추리소설에 수십차례 도전해 본(대부분 실패한…) 제가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건 이런 완성된 추리물을 이 정도의 분량에 압축해서 담기가 보는 것만큼 쉽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냥 담기만 한 거라면 크게 놀라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 글은 말입니다, 재미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또한 일본의 지리는 잘 몰라도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명료한 추리도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아무쪼록 작가님께서 더욱 많은 작품을 쉬지않고 내셔서 우리나라의 미스테리 매니아들을 만족시켜주시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

김 성종 작가님이나 이 상우 작가님이 활동하시던 시절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추리소설계는 침체되어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이런 작품들이 많이 나오다보면 한국의 정통미스테리도 서점의 한 면을 채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행복한 생상을 해봅니다. 대한민국의 추리소설 작가님들과 도전중인 지망생 여러분들께(저를 포함해서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을 담아 이 작품을 브릿G의 독자 여러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말

리뷰에서 등장인물 중 한명인 신이치는 일본만화의 등장인물이 아니라는 작가님의 설명이 있으셔서 그 부분을 수정했습니다. 아는 것이 미천하여 실수를 저질렀네요.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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