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창부 이야기 하나 더 공모(감상)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파랑새 (작가: 서위,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20년 2월, 조회 148

재밌게 잘 봤습니다. 기술적으로 잘 쓰인 소설이라 생각해요.

여러 요소가 잘 배치되어 있어서 자유에 대한 갈망과 그것을 쟁취했을때 울림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어요.

행복의 파랑새. 새는 예로부터 자유에 대한 상징이었죠. 클리세를 쓰는 건 참 좋아요. 안정적인 상징들이니까요. 파랑새가 나오는 순간 어떤 모험을 떠날 거란 두근거림을 주잖아요?

그래서 감옥 건너편에서 말을 건 여인도 맘에 들었어요. 물론 다음씬에서 곧바로 치워질 장치에 불과할지언정 익숙한 상황이잖아요? 지혜를 주는 늙은 여인. 파랑새만큼, 어쩌면 파랑새보다 더 많은 여행자의 등을 떠민 훌륭한 장치죠. 이런 장치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끝에 큰 울림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술적으로 잘 쓰인 소설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창부’ 일까요. 주인공은 매춘부죠. 다른 장치들과 달리 이 설정은 제 안에서 잘 소화되지 않네요. 전반적으로 자유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서 더 와닿지 않는 거 같아요. 단순히 갇혀 있는 것만 잘 표현되면 되는 거 아닐까? 그렇다면 굳이 창부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요.

이야기의 얼개를 보면 바깥세상과 단절된 체 끔찍한 삶을 살던 사람의 일상에 변화가 생기고 자유에 대한 갈망이 쌓여 탈출에 성공한다. 중간중간 장면 전환에 대한 장치들은 효과적으로 작동했지만, 너무 효과적으로 작동한 나머지 창부가 아니어도 잘 작동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주인공이 공주였다면 이야기가 크게 달라졌을까요? 중간에 추는 춤과 경매가 대중연설로 바뀔 수는 있지만 그게 어떤 큰 차이가 있을 거 같진 않아요. SF세계의 로봇이라면? 배경을 현실로 하고 고3을 넣었다면? 그렇다 해도 이야기가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예요.

희망이 없는, 폐쇄된 것처럼 보이는 세계를 만들고 이곳이 얼마나 답답한 곳인지 알려주는 계기만 마련하면 되는 문제니까요.

세상에는 이야기가 아주 많아요. 더 많아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창부 이야기는 너무 많은 게 아닐까요. 그런데도 창부 이야기를 했어야만 했다면,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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