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감상입니다. 감상

대상작품: 나는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작가: 박해수,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19년 12월, 조회 87

근미래입니다. 가정용 안드로이드가 주인을 잔인하게 살해했답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를 잘 안보시는 분들도 어디선가 몇번은 접해보셨을 클리셰네요.

글의 흐름은 유려하고 도입부의 긴장감도 상당하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의 식상함이 뒷목을 서서히 누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그만큼 수없이 등장했던 소재입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의 경우 SF와 호러의 비중이 7 : 3 정도로 무게 배분이 이루어지더군요.

유명한 ‘로봇 3원칙’으로 시작되어 윤리적인 문제, 디스토피아적인 시대상의 묘사를 모두 접하고 나면 굉장히 심오한 결말에 이르게 되는 겁니다. 많은 작가님들이 고민하셨을 문제지만, 읽는 입장에선 읽어야 하는 다음 페이지의 무게 또한 만만치 않게 느끼게 되는 부분이지요.

그런데 이 작품, 독감으로 무거워진 제 머리속을 환하게 밝혀주는 신선한 표현과 뛰어난 문장들이 여기저기서 빛을 냅니다.

이 작품은 가독성이 매우 뛰어나서 SF나 호러물에 관심이 없는 독자분들도 거부감없이 완독하실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호러를 좋아하시는 독자분들께는 오랫만에 수작 호러를 접하는 기쁨을 드릴 겁니다. 전 SF를 좋아하지만 잘 알지는 못 합니다. 그래도 이런 SF라면 기쁜 마음으로 손을 내밀 수 있을 것 같군요.

이제 제 악몽에서 항상 등장하던 프레디 크루거나 좀비들 이외에 새 인물이 하나 추가될 것 같습니다.

1인분의 식사를 차려놓고 나를 등진 채 서 있는 속을 알 수 없는 그녀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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