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단편제 ‘스노우볼’ 참여작 모아 보기!

대상작품: <눈사람> 외 38개 작품
큐레이터: 브릿G리뷰팀, 18년 12월, 조회 234

일러스트 @goyoharu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었음에도 뜨거운 열기로 다채로운 장르의 단편 총 39편이 모인 두 번째 크리스마스 단편제, ‘스노우볼’ 참여작들 두루 만나 보셨나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멋진 기획 선보여 주신 리체르카 님, 타이틀 아이디어 제공해 주신 늠연 님, 따스한 일러스트 작업해 주신 고요하루 님, 그리고 작품과 후원으로 참여해 주신 모든 회원분들께 거듭 감사드립니다. :oops:

올해 크리스마스는 지독한 한파와 함께였지만, 마음만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꿨던 우리들. 올해의 마지막 말, 그리고 새해를 시작하는 첫날, 눈과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모인 다채로운 단편들을 만나 보시는 건 어떨까요?

 

 

크리스마스에 만나는 환상 동화 

“눈사람을 만들어서 집에 두고 싶어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염가에 판매 중이던 겨울왕국 블루레이를 구매해 딸에게 선물한 나. 별다른 생각 없이 보여줬던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은 딸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 버리고, 어느 날 딸 아이는 눈사람을 만들어 집에 세워 두고 싶다고 말하는데……. 딸의 소망과 꿈을 지켜준 아빠의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어린 아이에게 천사의 말을 가르치면 어떨까? 천사는 갓 태어난 어린아이에게 천사의 말을 가르쳤다.”

산골짜기 어느 마을에서 태어난 아이는 천사처럼 예뻤고, 부모는 그런 아이에게 천사의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아이는 천사의 말을 배우고 태어났지만, 반대로 사람들의 언어로 듣고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인간의 말은 악마가 가르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포함해 그 어떤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없던 아이에게 위기가 닥쳐 오는데… 크리스마스에 태어났던 천사 같은 아이의 일대기를 담은 한 편의 환상 동화입니다.

 

“다음은 눈꽃 가게 주인 서씨에게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 동안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히말라야나 북극에서 채취한 눈꽃 판매가 성황인 시대에, 골목에서 작은 규모의 눈꽃 가게를 꾸려나가는 서씨.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날, 분주하게 눈꽃 소품들을 만들던 서씨의 가게에 작고 흰 고양이 한 마리가 눈을 잔뜩 뒤집어 쓴 채 나타나 부탁을 하나 전해 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에는 커다란 썰매개가 가게에 등장하는데… 과연 서씨의 눈꽃 가게에 나타나는 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홍린 님의 멋진 팬아트 리뷰도 꼭 함께 만나 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지금 눈 오면 생각나는 이야기에 대해 말하고 있었어.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나는 이렇게 큼직한 눈송이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며 친구와 대화를 합니다. 곧이은 공강 시간, 동아리방에서 나는 인상 깊게 읽었던 ‘깃털 할머니’ 동화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고… 동일한 상황이 제시되었을 때 이에 대해 어떻게 구술할 것인지를 다양한 입장에서 서술하는 독특한 메타 픽션이지만, 그 중심에서 빛나는 빛나는 깃털 할머니 동화는 각별하게 남습니다.

 

“그래, 크리스마스의 정신은 사랑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날, 범죄심리학 교수인 나는 작은 번호표와 함께 무수한 인파 속에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아이들이 열광하는 히트 장난감, 베베 안젤리나 인형의 크리스마스 한정판을 구입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그가 사려는 한정판 인형에는 특별한 비밀과 사연이 숨어 있었는데…

 

“저 같은 고구마를 만나 줘서, 정말 고마워요.”

만난 지 1년의 시간을 맞이한 커피양과 고구마군, 이들의 새로운 시작에 대하여.

 

“이 글은 내가 남극의 세종기지에서 3년간 있었던 기록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캠프 기지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에 문을 열었더니, 세찬 눈보라와 함께 뭉쳐진 눈덩이들이 다짜고짜 날아와 얼굴에 부딪힙니다. 시야가 겨우 확보된 곳에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세 마리의 펭귄들. 그들은 자신들의 이름이 각자 메리와 크리스와 마스라며 소개합니다. 그리고 캠프 사람들에게 스노우 볼링 대회를 제안하며, 자신들의 식량을 건 내기를 도발하는데… 상상만 해도 귀여운 펭귄 군단(?)의 도발, 저는 일단 볼링 참가하겠습니다!

 

“여왕은 누구보다 아름다웠지만, 누구보다 차디찼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 완벽한 풍경으로 붙박인 곳. 시녀는 성탄절을 맞이해 성 안을 꾸며보겠다며 여왕 앞에서 용기내어 말하지만, 여왕은 무의미한 일일 뿐이라며 지독하리만큼 무심하고 냉랭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성탄절의 아침이 되었어도, 무의미하고 차가운 하루가 시작될 뿐이었는데… 그런데 그 순간, 낯설게 피어난 존재가 시녀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시녀가 본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제가 기도드린 것은 눈이 내리는 세상을 담은 장난감이에요.”

자신만의 연례 행사를 위해 소형 셔틀을 몰고 지구까지 워프해 온 한 외계인. 하지만 공교롭게도 지구의 대규모 태양풍 폭발의 영향을 받아 지구에 긴급 불시착하게 됩니다. 외계인은 유럽의 어느 마을 뒷산에 내려앉은 우주선을 마차로 위장시키는데, 어린 소녀가 불쑥 나타나 자신을 천사로 오해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눈이 내리는 세상을 담은 장난감을 기도드렸다는 이야기까지 전하는데… 스노우볼을 바랐던 아이의 동화 같은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펄펄 눈이 옵니다, 하늘에서 눈이 옵니다 

“나는 새로움을 원해.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왔으면 좋겠어. 다들 뒈질 정도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간절히 바라는 어떤 휴양지의 야심찬 계획! 눈이 절대 내릴 리 없는 따스한 휴양지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구현하는 방법이 여기 있습니다. 자, 저만 당할 순 없으니 그 충격과 무법의 현장을 함께 만나 보시죠! :shock:

 

월요일에도 눈이 오고 화요일에도 눈 오고 수요일에도 눈 오면 좋겠다!

유치원에서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내려야 즐겁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딸아이. 눈이 내리길 고대하며 아빠와 함께할 것들을 하나씩 헤아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딸아이는 눈이 안 오더라도 아빠 옆에 꼭 붙어 있겠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전하는데… 누구에게나 색다른 의미의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있는 법이죠.  :mrgreen:

 

“행복한 화이트 크리스마스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희 세계엔 한참 이따 오세요.”

함박눈이 풍성하게 내려앉은 날, 나는 계단 난간 위에 뜬금없이 올려져 있던 하얀 색 종을 보고 홀린 듯 집으로 가져옵니다. 정신을 차려 보니 누군가의 분실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원래 종이 있던 곳으로 다시 가져다 두려던 중,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종을 흔들어 소리를 내보는데… 그리고 나타난 것의 정체는 과연!  :cool:

 

“서울도 그렇지만 하여간 한국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드물대요.”

기록적인 폭설이 예상되는 날, 크리스마스를 앞둔 한국의 절기 ‘동지(冬至)’를 보내는 이국적인 풍경과 취향에 대하여.

 

“화이트 크리스마스인 것도 정도가 있지, 당장 앞을 봐봐. 이건 너무 많이 화이트 크리스마스잖아.”

약속에 늦어 영하 20도의 날씨에 10분이 넘도록 에밀리를 기다리게 한 마이클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그러나 정작 그들이 진짜 기다리고 있는 설상차는 도무지 올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먼 미래의 일일까요? LA가 눈에 파묻힐 정도로 지구를 둘러싼 기후 환경이 급변한 시대의 풍경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우리 산타클로스는 우주 최강의 배달 민족이다.”

크리스마스에 OOOO 일곱 개를 모으면 소원을 들어 준다고? 우주 제일의 천재 소녀와 조우하게 된 산타 배달부 캐럿의 지구(와 다이소) 대탐험 활극을 만나 보세요! 말도 안 되게 웃기는 지점이 너무 많습니다! 빨리빨리요!  :cool:

 

“형, 오늘이 크리스마스 날이잖아요. 저는 이상하게 오늘만 되면 기대가 돼요.”

중고생들이 많이 다니는 독서실에서 이십 대 중반이 넘어 보이는 남자는 눈에 띄기 마련이겠죠. 네, 내신이나 수능이 아니라 홀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최상현 씨의 이야기입니다. 수험생에겐 연휴도 없다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독서실에 출근 도장을 찍은 상현 씨를 발견한 나는 캔커피를 하나 내밀며 인사말을 전하는데…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처럼, 훈훈한 따스함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기적을 만나 보세요!

 

“돌프, 준비해라. 이번에야말로 소원을 이뤄 주러 가야지. 너도 잘 알지? 내가 모든 걸 기억한다는 걸.”

수업에 지각해 교수와 면담이 잡힌 성식, 뒤이어 들어온 효정 역시 지각으로 노교수에게 첫날부터 찍히고(!) 맙니다. 수업을 하던 중 창밖으로 눈이 내리는 풍경에 모두가 상념에 젖어, 교수는 수업을 잠시 미루고 눈과 눈에 대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고 제안하는데… 과연 이 수업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eek: 

 

“한적한 크리스마스의 눈 쌓인 거리, 순록으로 보이는 녀석 하나가 저 멀리 교회 종탑 앞으로 헐레벌떡 뛰어 가는 것이 보였다.”

은퇴 후 혼자 지내며 소일거리로 부탁 받은 물건을 구해주거나 전보나 편지를 전달해 주는 일을 하고 있는 나. 모처럼 사무실에서 한가로운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흥이 깨쳐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가 봅니다. 그런데 밖에 있어야 할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빨간색 편지 봉투 하나만 덜렁 놓여 있을 뿐. 저 멀리 순록의 뒤태만 확인한 나는 편지 봉투를 확인하는데, 발신인은 바로 그의 오래된 친구였습니다.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노동하는 산타에 대한 유쾌한 상상이 펼쳐집니다!

 

“우리 동네에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났습니다. 서울도 아니고 대전도 아니고, 이런 작은 시골에 산타 할아버지가 오다니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 할아버지가 나타난 동에는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각자 아이들이 받고 싶은 선물을 요구하자, 산타는 돈을 내라며 요구하는데… 뭔가 미심쩍은 산타의 정체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shock:

 

“내 취미는 한가할 때 별을 보는 것이다.”

12월 25일에 태어난 ‘니골라스 드 산타 가문’의 노인은 최후의 20세기 인간이자, 복리로 어마어마한 자산을 축적한 갑부입니다. 그는 자신의 생애를 끝마치려 하며,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전 재산을 주겠다는 파격적인 발표를 하는데… 과연 그의 마지막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

 

“<다이하드>가 크리스마스 영화라고?”

<다이하드>가 크리스마스 영화냐, 아니냐! 크리스마스 정신에 입각한 채 크리스마스 영화 여부에 대한 판단에 각을 세운 토론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열띤 대화를 이어가는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shock:

 

 

“시장은 겨울엔 강제 철거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말뿐이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오후, 강제 철거 집행이 시작된 동네에서 나는 엄마와 동생들과 그저 버티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물러나면 더 이상 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용역들이 들쑤셔 놓고 간 집은 이미 엉망이었고, 그런 집에 막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들고 돌아왔습니다. 어느덧 깨진 창문 사이로 눈이 흘러들어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왜 우리는 이 겨울, 집에서 쫓겨 나야 하는 걸까요…?

 

 

크리스마스엔 사랑을 

“행인은 198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태어났다.”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탓에 오히려 생일의 의미마저 희미해지는 삶을 보내왔던, 이름마저 잔인할 정도로 평범한 김행인. 늘 단역처럼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감을 뽐내던 어느 보통날, 행인을 어렸을 때부터 쭉 알고 지내왔던 주연으로부터 환하게 빛나는 후광을 감지합니다. 그리고 행인은 그날 이후로 세상을 중심으로 이끄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크리스마스에 태어난 행인 씨의 조금 특별한 날들, 함께 만나 보세요.

 

“산타 속옷 팝니다. 한 번도 입지 않은.”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신실한 성당 오빠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던 ‘나’는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둔 어느 날 용기를 내 그와 함께할 야심찬(!) 이벤트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고대하던 크리스마스, 영화와 식사, 산책까지 최고의 코스로 하루를 함께 보낸 그로부터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는데… 오래전 추억이 얽힌 물건을 파는 사연, 함께 만나 보시겠어요? 지극히 내밀한 추억이 얽힌 탓에 직거래는 힘들며, 네고는 없답니다! 이런 사연이 깃든 물건에 네고는 말이 안 되지요 암요… :wink:

 

“크리스마스에도 눈이 오면 좋겠네. 연인들의 명절도 금방이다. 그때도 혹시 함께 있을 수 있을까?”

같은 취미를 공유해 온라인에서 자주 이야기를 나눴던 그와 처음 만나게 된 소라. 쌓인 것만 봐왔지 눈이 내리는 것은 처음 보던 날, 소라는 연인들의 명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것을 생각하며 자신도 모르게 작은 기대를 품게 되는데… 감정과 감정 사이, 지나간 어떤 설렘에 대하여.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좋겠다고 그 사람은 말했었다. 크리스마스의 눈은 특별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오래전, 복학생 선배와 만나 연애하던 세나 씨. 남들과 같아 보였지만 만날수록 공허해졌던 만남에 이들은 잠시 시간을 두고 헤어져 있기로 합니다. 자신의 감정조차 헤아릴 줄 몰랐던 세나 씨, 그리고 그런 세나 씨를 간절히 사랑했던 선배. 이들의 이야기는 어디서 끝을 맺고, 다시 시작하게 될까요?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야기 하나가 내 속에서 완결지어졌다. 마지막 문장 속에서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지난 2년간 글을 쓰면서도 K와 관련된 이야기밖에 할 수 없었던 나. 내러티브가 달라도 감정은 모두 똑같았고, 솟아나는 감정의 원천이 되는 대상은 극복하고 싶어도 도무지 극복이 되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다가온 12월 24일 저녁, 크리스마스 모임이 예정된 신촌에서 나는 K를 마주하게 되는데… 그래도 우리 메리 크리스마스를 빌어 보아요.

 

“추위만 타면 루돌프처럼 코가 빨개지는 나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연인 진주와 맞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다.”

국내 대형 규모의 출판사에서 창작 가능한 작가들을 대거 고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작가 지망생인 나는 지원서를 제출하고, 놀랍게도 단편소설로 서류 전형을 통과한 뒤 면접 일정까지 단박에 잡히게 됩니다. 그러나 이 회사에는 외부에는 알릴 수 없는 특이한 자판기 하나가 있었는데… 첨단화 된 시대에서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사랑을 한다는 것에 대하여.

 

 

 

오직 흰 눈만이 하얗다 

“너는 내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나는 어렸을 적부터 산타를 믿을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랐고, 양말을 걸어 두거나, 산타를 기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더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지 않는 사람이 되었지만, 나에게도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여길 수 있을 만큼 각별한 존재가 나타납니다. 비슷한 아픔을 지니고 있던 이들이 믿었던 것은 사람이 아닌 깨끗한 것, 오로지 하얀 눈이었는데…

 

“눈은 언제나 설아를 기쁘게 했죠. 설아는 유키온나, 눈의 여인이었거든요.”

편의점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연인이 된 남자와 설아. 겨울이 지나고 또 한 번의 겨울을 맞이할 무렵까지, 두 사람의 연애는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눈의 여인인 설아의 정체를 모르는 남자는 설아가 차갑고 도도하다며 이별을 선언하는데… 눈의 여인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깃들 수 있을까요? 

 

“눈사람. 눈뜬다.”

눈사람이 만들어진 어느 겨울날, 눈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람들의 풍경이 서툴게 전달되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인간사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듯 보이네요. 만들어지고 부서지고 다시 만들어지는 눈사람의 생애 주기와 함께하는 이야기, 함께 만나 보세요.

 

“흑염소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람.”

군불이 뜨끈하게 올라오는 장판에서 귤이나 까먹고 싶었던 열두 살의 나는, 산에 올라 나무를 해오라는 할머니의 심부름에 괜스레 짜증이 납니다. 흑염소 때문에 심술이 난 나는 겨울산에서 나무를 해오는 길이 무섭기만 한데… 흰 설원이 펼쳐진 겨울산과 흑염소에 대한 어느 시절의 추억에 대하여.

 

“모든 것이 눈 아래 파묻혀, 색이 사라진 세상이었다.”

모두가 떠나버린 도시에 남은 A와 나.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차분히 읊조립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만의 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크리스마스를 환불 받고 싶으시다고요?”

어느 날 스노우볼 종합고객센터로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다양하게 준비된 선택지 중에서도 어떤 크리스마스도 원하지 않으니 환불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것. 모두가 기대하는 연말 최고의 명절, 크리스마스 자체를 환불하려는 사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직장인A의 크리스마스 

“올해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내가 야근을 했다.”

직장인A의 크리스마스는 어떤 풍경일까요? 남들 다 하는 거 똑같이 하면서 살지 않아도 괜찮은 거잖아요. 다 큰 어른이 되었어도 내 작은 마음 하나 보듬어 줄 수 있는 작고 예쁘고 쓸모 없는 것 하나만 있다면 충분히 괜찮은 날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직장인A의 어떤 풍경에 대하여.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영 무드가 안 삽니다만 그래도 명색이 크리스마스입니다.”

2016년의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도 언제나처럼 대통령 퇴진을 외치던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가 파한 후, 인근의 지저분한 선술집에 우연히 모이게 된 세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 이들은 오늘 이후 온라인에서 교류를 이어가지 않기로 하고, 각자 크리스마스에 얽힌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 놓기 시작하는데… 선술집에서 만난 세 사람의 하루 동안의 대화를 담은 김승욱 작가의 <서울, 1964년 겨울>을 모티브로 한, 직장인(+대학원생)들의 집회+사교+만담+성찰 소설을 만나 보세요!  :shock:

 

“정통 판타지 MMORPG <루케인>을 서비스 중인 개발사 데브케인의 막내 기획자 성은 씨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위한 이벤트를 만들고 있다.”

찬바람 불기 시작한 10월부터 판타지 게임 안에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위한 세계를 설정해야 하는 성은 씨. 어떻게든 설정을 끼워 맞추려 기획안을 올려 보지만 번번이 수정 사항만 돌아올 뿐입니다. 성은 씨는 지칠 대로 지쳐 의미 없는 이벤트를 만든 뒤 아무 의미 없는 계정으로 테스트를 하기 시작하는데, 개발자에게 요청한 적도 없는 눈사람 NPC가 갑자기 성은 씨 계정으로 말을 걸어 오기 시작하는데… :shock:

 

 

 

전장(場)에서의 크리스마스 

“산타가 맞습니다. 산타.”

지구에서 사백 광년 떨어진 행성, 하놈. 대륙연합 기지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이브였지만, 32시간 뒤로 다가온 개전 예고 때문에 장병들 간에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대륙연합과 미국연합은 크리스마스 전후 이틀 동안은 일체의 충돌을 벌이지 말자는 협정을 맺은 상태였지만, 나는 사령관의 호출을 받고 모종의 임무를 전달받습니다. 황량하고 머나먼 별에서 일어났던 어느 기적 같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적들은 저 별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고향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늘에서 떨어졌으니 분명 저 빛나는 별들 중 하나에서 왔을 그들.

하늘에서 온 자들과 맞서 싸우던 영국과 미국, 독일, 프랑스의 연합 사령부. 전쟁 중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을 맞이하게 된 올리는 부하들과 함께 몸을 숨긴 참호에서 향수에 잠깁니다. 작은 가지들을 엮어다 만든 트리, 반함 뚜껑에 따라 마시는 와인 한모금에 기대어 올리는 돌연 크리스마스 캐럴을 우렁차게 부르기 시작하고, 연결된 참호들은 어느새 군인들의 캐럴 소리로 가득차기 시작하는데… 제1차 세계대전 중 실제로 일어났던 ‘크리스마스 정전’을 모티브로 머나먼 곳에서 온 자들과 벌이는 크리스마스의 전쟁, 그 슬픈 기록에 대하여.


여러 갈래로 분류해 본다고 분류해 보았습니다만 역시나 장르와 주제가 워낙에 다채로워 매끄럽지 않은 소속도 있을 터입니다. 어느덧 2018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스노우볼 단편제를 돌아 보며 2018년을 마무리하는 오늘, 여러분도 함께해 주신다면 더없이 기쁘겠네요. :)

여전히 지나친 추위만이 서려 있는 날들이지만, 새해 첫날은 어김없이 밝아 오겠지요.

모두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길, 그리고 평안한 새해의 첫날을 맞이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