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픽 2107WK1

대상작품: <내 신랑 – (상)> 외 8개 작품
큐레이터: 오메르타, 21년 7월, 조회 131

옴픽은 편집부 추천작이 발표되는 매월 1, 3주 수요일에 제가 뽑는 추천 작품 다섯 편의 목록입니다. 원래는 트위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편집부 추천작 예상 목록을 올리던 것이었는데, 앞으로는 이곳에 공유하려 합니다. 

실제로 편집부 추천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저와 비슷한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발견하는 길잡이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장아미

용왕님의 보살핌을 받는다는 믿음 하에 특이한 풍습을 유지하고 있는 섬이 있어요. 해마다 치르는 의식이 있는데, 섬의 역할을 맡은 처녀가 각시가 되고, 그가 고른 신랑과 혼례를 올리는 것이에요. 그리고 둘은 뭍으로 나가서 사는 거죠. 진홍은 이 의식을 지긋지긋한 섬에서 빠져 나가는 기회로 삼으려 해요. 이 혼례 의식에 관련된 비밀을 알아차렸거든요. 하지만 진홍이 알고 있던 게 전부가 아니었으니…….

고립된 공간의 어둡고 치명적인 갯벌 같은 비밀 속을 온 몸으로 헤쳐나가는 진홍의 활약이 섬의 풍광과 화려한 혼례 의식의 묘사에 대비되며 읽는 이를 매혹시킵니다.

 

 

진정현

취준생이었다가 ‘상담’ 활동을 하게 된 소현이 자신의 스토리를 영화화하려는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전하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 소설이에요. 어떤 일이 있었길래 영화화될 정도인가 궁금증을 자아내죠. 우연히 갖게 된 눈의 능력에 혼란을 겪다가,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남들을 돕기 위해 활용하기에 이르는 과정이 일인칭 시점으로 술술 읽힙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분단 국가의 현실이 안타깝게 배어나는 이야기네요. 

 

 

등단은 했지만 썩 성공한 작가라고는 할 수 없는 주인공이 독립서점과 인근 거주 작가를 연계해주는 정부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동네의 ‘염소책방’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하에 위치한 이 이상한 이름의 책방은 자신을 ‘바포’라고 소개한 사장부터 시작해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나름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었다고 생각했던 글쓰기 모임의 멤버들과 바포의 정체가 조금씩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뒤집힌 오각성 속으로 정신없이 빨려들어갑니다. 저는 초반에 무심코 지나쳤던 인물이 후반에 다시 등장하는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윤지응

얼마 전 브릿G에서 출간한 <맥아더 보살님의 특별한 하루>에 수록되었어야 할 듯한 아스트랄 개그 스토리입니다. 연구소에서 오이 패치 같은 이상한 물건을 개발하는 민희가 오컬트를 믿는 동료 연구원 주영과 연구소 뒷산에서 겪는 심야의 변신 활극. 곰 같은 힘이여 솟아라… 가 아니고 단군신화의 재해석이려나요? 뭐, 재미있으면 됐죠.

 

 

피스오브마인드

작가님의 전작들 <치마>, <은수>와 더불어 ‘집착 3부작’으로 불러도 될 듯한 작품이에요. 단짝이었던 라희와 세미의 틈에 나, 인서가 합류해서 ‘우리’는 셋이 돼요. 이 우정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라희가 어느날 갑자기 나를 싫어하게 되면서, 의심과 오해와 집착의 굴레 속으로 서서히 끌려들어 갑니다. 웃는 게 재수 없다니, 어떡해야 하죠?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라희와 수동적인 세미, 그 사이에서 자신을 의심하는 인서의 심리 묘사가 잘 그려집니다.

 

 

 

[7월 1차 편집부 추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