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ed by a true story”라는 작가님의 코멘트를 보고 호기심에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사실에 기반한 부분이 어디까지이고 작가적 상상력이 발현된 부분은 어느 부분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혹시 같은 궁금증을 가졌을지 모를 독자분들을 위해 당시 해당 사건에 대한 보도라고 추정되는 기사를 가져왔다.
“지능적인 조폭은 어떻게 13시간 동안 8,400만원을 벌 수 있었을까?”
헤럴드경제 2012-08-07
‘060’ 성인전화 업체를 운영해온 조직폭력배 (28) 씨. 그는 자신의 성인전화 매출을 올리기 위해 꼼수를 썼다. 바로 서울, 대전, 대구, 전주 등 전국 24개 시ㆍ군을 돌아다니며 모텔에 투숙한 뒤 모텔 전화기를 이용해 자신의 ‘060’ 성인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약 3개월 동안 A 씨는 모두 13시간 가량 ‘060’ 성인전화 서비스를 받았고, 이렇게 해서 A 씨가 운영하는 성인전화는 약 8,400만원을 벌게 됐다. 당연히 이 8,400만원은 모텔 업주들이 부담해야 했다.
A 씨와 A 씨를 도운 B(28) 씨 등은 모텔에 투숙객인 것처럼 들어가 ‘99’번이나 ‘169’번을 누르면 외부전화로 연결된다는 점을 알고, 수차례에 걸쳐 A 씨가 운영하는 ‘060’에 전화를 걸었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7일 전국 모텔을 돌며 자신이 운영하는 060업체에 전화를 걸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상습주거침입 등)로 전주지역의 한 폭력조직 조직원 A(28) 씨를 구속하고 이를 도운 B(28)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모텔에서 전화를 사용한 것은 범죄가 아니지만, 이들이 잠을 자기 위해 모텔에 투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며 “060전화를 걸기 위한 게 주된 목적이었기 때문에 주거침입혐의를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사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다시 소설을 보니 흥미가 배가 되었다. 기사 속에 단면적으로 등장하는 조직원 A씨와 B씨는 소설 속의 “송“씨와 주인공의 케릭터로 입체화되었고, 이들 사이에 “님“씨라는 가상의 인물이 투입되어 스토리가 더 풍성해졌다.
또 범죄소설의 핵심인 범죄수법과 범죄를 구성해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일반 060 전화서비스를 기반으로 편법을 이용하여 신종 범죄가 탄생에 대한 묘사, “송“이 이러한 유형의 범죄를 구성하는데 적합한 주인공을 동업자로 포섭하는 과정, 이후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하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처벌을 받고도 주인공만이 간직한 비밀과 반전까지…
하지만 떡밥 회수 및 스토리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반전이 진지하게 접근하면 현실성이 조금 떨어지는 면이 있는건 아쉬운 점이었다. 이런 유형의 범죄를 18개월 동안 지속할수 있었다는 설정 (실제 사건은 2명이서 전국을 돌며 리스크 분산을 했지만 3개월만에 끝이 났다), 잡힌 이후에 의도치 않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수익을 공유하고, 출소 이후에도 가끔 060서비스를 이용하는 여유(?)를 즐긴다는 설정이 그것이다.
전체적으로 기사의 행간을 읽고 상상을 통해 입체적인 케릭터와 풍성한 스토리를 구성해낸 작가님의 솜씨가 놀라웠다.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