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춰진 그 사람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그 사람은 죄가 없어요 (작가: 문녹주,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19년 4월, 조회 96

처음 이 작품에 발을 디뎠을 때는 ‘그사람’이 궁금했다. 무슨 ‘죄’를 저질렀길래 누군가가 죄가 없다고 표명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다.

희정의 빨간 레인지로버가 공파시에 들어선 참이었다.

그래서 어느 봄날 한 인물의 빨간 차가 어떤 장소에 진입했는지 무게를 두지 않았다. 우선 소설의 배경과 인물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평이했다. 채희정이라는 인물이 7년천 살인범 이혁진을 곡진하게 옥바라지를 하고 있었다. 어떤 죄를 저질렀지만 희정이 바라본 혁진은 그런 흉악한 범죄를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가 나오면 함께 살 집을 마련하고, 그가 돈을 벌지 않아도 될 만큼 풍족하게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사이사이 그들의 평온한 일상에 갈등의 요소라면 유명탐사보도로 이름난 레즈비언 슬비가 줄기차게 희정 앞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살인자인 혁진을 왜 좋아하냐는 끈질긴 물음만이 희정을 흔들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모두 그가 잔혹한 살인자라는 색안경을 끼고 있었음에도 여전히 희정은 단단하게 혁진을 믿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모든 인물의 이야기가 흐르는 물결처럼 고요하게 느껴졌다. 끈질긴 취재 요청에 희정은 넘어갔고, 그가 인터뷰 한 것과 달리 당연하게도(?) 방송은 그녀의 방향대로 흘러가지 않고 왜곡 되었다. 그때부터 희정과 혁진의 러브스토리는 달라진걸까? 끈질긴 이야기에도 흔들림 없었던 희정이 혁진의 동생 하진과 만나면서 또다른 이야기로 다시 굴절되며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뻗어 나간다.

 

예상한 방향과 달리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나아갈 때마다 문장오작님은 병풍을 펼쳐 놓듯 사계절의 이야기를 조각조각 펼쳐 놓는다. 연작 소설이라고 할만큼 이야기는 희정과 혁진, 하진의 구도로 굳어진다. 거울에 비춰진 그 사람은 과연 고모와 고모부를 죽인 혁진이었을까, 아니면 그 사람은 죄가 없다던 희정이었을까. 작품을 읽으면서 위와 아래를 구분 할 수 없는 포커카드에 그려진 그림들이 생각났다.

 

짧은 단편이지만 처음부터 차오르는 물결이 아니라 서서히 파동을 하는 이야기라서 더 이야기를 읽는 내내 짜릿하게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 남녀의 러브스토리 같이 보였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어두운 그림자가 내리 깔리는 스릴러의 한 단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 많은 인물 중 혁진과 희정에게 독이 된 인물인 이슬비의 작명이 기가막히게 이중적으로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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