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의 양면처럼 공모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악녀여, 구원하소서 (작가: , 작품정보)
리뷰어: 주디, 19년 3월, 조회 39

그 옛날 동서양 모두 한 배에서 쌍태아가 태어난 것을 불길하게 여겼나 보다. 1347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시에나에서 쌍둥이가 태어났다. 부유한 가죽염색업자임인 야고보는 성당에서 세례를 받기 위해 쌍둥이를 데려가 각각의 세례명을 받는다. 안젤라와 카타리나. 두 자매에게는 이미 22명의 언니들이 있었고, 야고보는 야속하게도 안젤라를 고아원에 버리고 온다. 이렇게 시작된 자매의 삶은 동전의 양면처럼 뒤바뀌어 버린다.

 

아버지 야고보와 어머니 몬나의 곁에 살던 카타리나는 동생들을 돌보며 편안하게 살아간다. 여섯 살 땜 마추진 성자들을 보고 그녀는 수녀가 될 자신의 운명에 확신을 갖게 된다. 반면 아버지에게 버림 받은 안젤라는 암흑적인 삶을 살아간다. 가장 밑바닥의 삶부터 시작되었고, 어린 소녀들을 좋아하는 부유한 남자들의 손길에 의해 성장해 나간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돋아난 머리 뿔 때문에 다시 쫓겨나게 된다.

 

카타리나가 자발적인 발걸음으로 종교에 귀의하겠다고 나간 반면, 안젤라는 처음부터 선택 할 수 없는 운명으로 수동적으로 생활 할 수 밖에 없었다. 고된 수행과 단식으로 자신의 주장을 일관적으로 펼쳐나갔던 카타리나는 많은 이들의 칭송을 받고 승승장구 하며 그녀가 가고자 하는 길로 나아간다. 반면 머리에 두 뿔을 가진 안젤라는 카타리나의 포용이 아닌 어둠 속에 살며 자유를 꿈꾼다. 그러다 두 사람에게 들린 소문이 추문같이 들려왔다. 성녀인 카타리나가 밤에는 요부의 행세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럴수록 카타리나는 더욱더 자신을 단속하며 단식에 몰입하게 되고, 점점 더 성자의 모습으로 변모해 간다. 그러던 중 자유를 꿈꾸는 안젤라가 카타리나의 앞에 다가선다. 과연 카타리나는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예견된 일이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갈라진 두 사람의 운명을 마치 영화를 보듯 잘 그려낸 작품이다. 실존했던 카타리나 성녀의 일대기를 참고했다고 하지만 이야기는 염소자리님이 비워진 이야기를 메워냈다. 소설을 좋아하지만 종교에 관련된 글을 좋아하지 않아 피해 버리게 되는데 <악녀여, 구원하소서>는 종교에 관계없이 한 자매의 삶을 담은 이야기라 누구라도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눈에 그려질 듯 자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살아있는데 단편의 이야기가 아닌 중편이나 장편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도 좋은 것 같다. 안젤라와 카타리나가 지나온 시간들을 짤막하게 에피소드도 담았지만 조금 더 섬세하게 그들이 크는 과정을 담아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카타리나는 올곳은 성녀의 모습만이 보일 뿐 다른 색채가 보이지 않는 인물이라면 안젤라는 다층적으로 살아낸 인물이다 보니 스펙트럼이 넓은 인물로 그려진다. 마지막 장면이 결국 한 사람을 성인으로 돋보이기 위한 장치로 끝이났지만 안젤라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렸더라면 더 다양한 이야기의 색깔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작품이다. 몰입도가 좋고, 자주 접하지 않은 이름이라도 이야기에 빠져서 그런지 재밌게 읽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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