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아그책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글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사실 이 분의 글은 제가 보기엔 글의 전체적인 질이 높은데 조금 어렵기도 합니다.
그래서 읽기야 잘 하지만 감상을 적게 될 거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오늘 불현듯 리뷰를 쓰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들어 몇 자 적어봅니다.
브릿G에는 훌륭한 리뷰어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 분들이라면 더 작가님께 도움이 될 평을 남기실 수 있을 거라는 건 알지만 저도 한 자격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책을 구입했거든요. 작가님의 스타일은 항상 다 읽고 난 후 숙제 같은 묘한 여운을 계속 남겨주시는 부분이 있어서 자꾸만 생각이 나더라구요. 특히나 직접 제작을 하셨다는 설명을 듣고는 존경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쓰다 보니 책자랑 글처럼 될 가능성이 높아서 서두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서두에 아그책님의 글이 어렵다고 적어놓았는데 그건 이 분이 난해한 단어나 문장을 골라 적으신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작가님의 다른 글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공감하실 지도 모르겠지만, 처음에 이 분의 글을 읽을 때 저는 약간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사실적이라고 표현하기엔 제가 아는 것이 전무하고 허구라고 단정짓기엔 글에 생동감이 넘치거든요.
그야말로 ‘날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은 그 날것을 굉장히 세련되게 풀어놓으셨습니다.
처음에 몇 작품들을 읽고는 이 작가님은 관심사가 약간 편향되어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는데, 다른 글을 보면서는 이 분의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우직하게 해내는 뚝심과 그런 우직함을 독자분들이 싫증나지 않게 하는 글쓰기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그책님은 본인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알고 표현할 줄 아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지금, 여기’ 또한 작가님의 성격이 잘 드러난 작품인데, 이 작품의 매력은 초반부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인의 소소한 일상을 가볍게 내려놓듯이 보여주는 초반부에는 제가 갖고 있던 많은 선입견들을 내려놓고 글에 집중할 수 있었거든요.
이야기는 후반부로 가면서 작가님 특유의 차갑고 날이 서있는 표현이 많이 등장합니다.
처음 접하는 독자분들이 조금 어려우실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도 됩니다만, 초반부의 따뜻한 온기가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글의 분위기를 끝까지 잡아주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제가 볼 땐 이 글은 그저 달달할 수 있었던 아픈 사랑이야기입니다.
무엇이 이 두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을까, 누구의 과(科)가 가장 큰가 하는 것은 머리 속에 남지 않습니다.
한없이 달달하고 따뜻했던 두 사람의 생각지도 못 했던 방식의 헤어짐에 가슴 한 켠이 저릴 뿐이죠.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이건 제가 작가님이 만들어놓으신 장치들을 다 파악 못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후반부의 타임리프에 대한 설명 부분이 약간 급하게 느껴져서 1단 기어에서 4단으로 확 올라간 기분이었다는 것 정도입니다.
제가 이 글에 대한 디테일을 평하려니 작가님께 조금 부끄럽군요. 책도 샀으니 너그럽게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아그책님의 팬이 된다는 건 약간 도전적인 과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그 과제를 다 하시고(책 광고는 아닙니다) 나면 아마 많은 분들이 작가님의 열혈팬이 되실 거라고 확신하는 건 그만큼 이 분의 글이 좋은 글이고 재미있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점은 이 분이 열심히 일하는 성실한 작가라는 점이지요.
지금처럼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주시고, 작가로서 더욱 성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 그리고 작가님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있으신 독자분들이시라면 ‘자기에 담은’ 이 작품도 추천드립니다. 슬프지만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