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려 145매였습니다.
문장이 걸림 없이 쉽게 읽힌 덕분에 다 읽고 나서야 제가 지금까지 쓴 어느 중단편 보다도 분량이 많았다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다른 부분에 있어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겠지만, 문장에서만큼은 다들 호평을 보내실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링에서는 언제나 마스크를 썼다. 항주는 거대한 링이었다.
그 중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야기의 주 무대인 항주와 주인공인 새달에 대하여 깔끔하게 정리한 문장으로 보았습니다.
항주는 주먹 하나로 뭐든 얻을 수 있는 곳이었지만, 아무것도 구할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정말로 중요한 건, 필요한 건 남정에만 있었다.
이 부분도 빼놓기가 뭐하네요. 저는 이런 방식의 묘사를 좋아합니다. 거슬리지도 않고 잘 녹아들어서 무법도시 항주의 빈곤한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문장 말고도 소설에서는 고유명사나 설정이 많이 나오는데, 별다른 걸림 없이 잘 이해가 됬고 또 고개도 끄덕거려졌습니다. 이건 특히나 고유명사와 설정이 폭풍같이 튀어나오는 SF 소설에 있어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과만 놓고 말하면 근래에 본 글중에 가장 솔깃하고,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