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공모(비평) 브릿G추천 공모채택

대상작품: 위험한 거래 (작가: 라퓨탄, 작품정보)
리뷰어: 양하쓰, 17년 2월, 조회 430

어젯밤 잠들기 전까지 <위험한 거래>를 모두 읽는 데 성공했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읽다가 다시 읽어서 중간중간 텀은 많았지만, 그래도 내용을 파악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이 리뷰의 제목을 ‘욕심이 잉태한즉 ~ 사망을 낳느니라’라는 유명한 성구로 정한 것은 이 작품의 주인공 양석이 이와 같은 절차를 밟기 때문이다. 제목부터 스포일러가 되어버려서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는 이에게는 조금 죄송한 마음이 있다.

제목이야 어떻든 이 리뷰에서는 <위험한 거래>를 읽으며 느낀 흥미로운 점, 아쉬운 점을 다루고자 한다. 다른 리뷰들과 똑같이 스포일러가 가득하고, 다분히 주관적일 수 있음을 앞서 밝힌다.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다음과 같았다. 제목만 보고 초반만 읽었을 때는 분명 3천억을 덜컥 투자한 투자자의 정체가 양석에게 복수하려는 억만장자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위험한 거래를 제시해서 양석을 위험에 빠뜨려 파멸하게 만들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의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선 그의 정체는 공간이동기를 개발했던 연구소의 과학자였고 그가 제안한 위험한 거래는 돈과 관련한 것이 아니라, 양석의 얼마 남지 않은 불안정한 생명과 관련한 것이었다. 이 부분부터 이 소설은 단순히 덫에 걸려 스스로 죽음의 길에 발을 내딛는 양석의 심리적 묘사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동과 복제인간이라는 소재를 끌고 들어온 SF 단편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서 이 작품이 흔한 전개가 아닌 참신한 전개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뻔하지 않게 하는 부분이 ‘예상하지 못한 SF 요소’라는 단순히 소재라는 점이 아쉬울 뻔했으나 초반부에 그 덫에 보기 좋게 걸린 독자 중 한 사람으로서 달리 변명할 여지가 없다. 또 흥미로울 것까지는 없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묘사가 죽 이어졌고 긴 호흡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무난하게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반전이 예상 가능 범위였다는 점이다. 초반에서 중반 사이에는 SF적 소재 때문에 신선함을 느꼈지만, 이 SF적 요소 때문에 사내와 경호원 간의 관계, 혹은 그들의 정체가 예상 가능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소재가 참신하면서 반전까지 참신하기는 참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 작품이 중단편이므로 이 점까지 커버하기는 무척 어려웠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작품이 한 편의 영화 같은 내용을 담고 있어, 영상화를 하거나 더 치밀하게 짜인 장편으로 다시 쓰인다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이 리뷰의 제목에서 양석이 가진 ‘욕심’과 지은 ‘죄’와 그의 마지막인 ‘사망’의 의미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우선 양석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처음에는 뒤늦게 투자하는 바람에 손해를 본 돈이 아까워 물질에 대한 욕심만 가지고 있던 그가, 과학자를 만나면서 생명을 얻고 싶다, 더 나아가 영생을 얻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게다가 과학자에게서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된다. 이 시점에서 그는 이미 죄를 짓게 된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욕심으로 전재산인 3천억을 투자한 과학자의 숙원을 가로채려고 했을 뿐 아니라,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한 것이다. 아마도 과학자는 양석이 이렇게 나올 줄 알고 경호원을 매수한 것이 아닌가 싶다. 매수한 것인지 또 다른 분신을 만든 것인지는… 솔직히 아직도 정확히 이해를 하지는 못했다… 어쨌든 이리하여 양석은 공간이동기 안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전체 평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위험한 거래>는 SF요소가 신선했으며, 심리 묘사 또한 좋았다. 그리고 무난하게 끝까지 읽을 만한 흡인력을 갖추었다. 다만 소재가 드러나는 순간 전개가 예상 가능하게 되어버린다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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