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하나의 프롤로그 의뢰 브릿G추천

대상작품: GateWatch : 관문의 감시자들 (작가: BornWriter, 작품정보)
리뷰어: 반도, 18년 12월, 조회 108

리뷰를 써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Bornwritter님이 어째서 제게 리뷰 의뢰를 부탁하셨는지 그 이유는 잘 알 수 없습니다만, 어찌됐든 저는 리뷰를 쓰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리뷰의 형식이나 방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인데, 다행히 리뷰의 방향성을 정해주셨으니 그 부분을 이야기하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뷰에 들어가기에 앞서(사설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지만) 제가 이런 종류의 소설을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먼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 독서는 매우 편향적이라, 유명한 고전, 특히 일문 고전… 혹은 일본의 추리 소설이나 라이트노벨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태그에 명시되어 있듯 본 소설의 장르는 ‘어반 판타지’인데, 제가 알고 있는 어반 판타지에 대한 지식은 기초적인 것뿐입니다. 서양 소설을 거의 읽지 않은 저로선, 일본에서 나타나는 ‘신전기’정도가 그나마 어반 판타지와 유사한 독서 경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제가 남기는 리뷰는 장르적 특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사람의 리뷰, 즉 장르 문법을 제대로 독해하는데 실패한 리뷰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리뷰에 앞서 말씀드립니다.

초장부터 호기심을 유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시체는 독자의 이목을 끌기 좋은 요소입니다. 주인공의 은사가 하반신만 남은 시체로 남았다는 건 임팩트 있는 일이고, 그게 멕시코의 유적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은빛 뱀’이라는 존재가 나타나니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인공이 유적으로 가게 된 것, 그리고 환영을 본 것. 환영속의 여자가 실제로 나타난 것은…어찌 보면 정석적인 전개라고 생각됩니다.

여기 신전기의 보이 미츠 걸을 적용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 리뷰를 쓰면서도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많이 막막한 상황이고, 제가 아는 거라고는 이런 것밖에 없으니 그런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평범한 남주가 이상한 일을 겪는다.>> 특이한 능력이 있는 소녀를 만난다.>>그녀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한다.>>그녀가 속해있는 세상으로 들어가게 된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이 소설의 전개도 큰 틀로 보자면 이런 식으로 이뤄졌습니다. 즉, 구조상으로는 정석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점은 없었고, 딱히 지적할 점도, 특출 나게 좋았다고 감탄할 점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좋았던 건 ‘1234567890’을 이용한 차원에 대한 설명, 또 역사적 기록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호기심을 유발 할뿐만 아니라 화자가 자신의 장점을 이용해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세상의 주인공이 다른 세상과 접촉했을 때, 특수한 능력이 주어지지 않는 이상 물리적으로도, 정보적으로도 일방적으로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주인공에게 특별한 힘이 있었다…라는 전개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전개는 싫어하는데, 이 소설은 그런 전개를 쓰지 않고 주인공이 활약할 수 있는 여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 나온 세상은 어느 정도 사료와 신화 등을 통해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인공은 지료를 모아 추리를 하며 활약하고 있습니다. 즉 역사적인 자료를 통해 추리가 가능한 세계관은, 주인공의 능동성을 담보해주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지엽적인 이야깁니다만, ‘뱀은 한 입에 먹는다’라는 것을 통해, 주인공이 헉슬리를 잠시나마 의심하는 부분도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 부분 탓에 앞으로 헉슬리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인공의 조력자가 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접촉하게 될지 알 수 없어서 리뷰를 쓰면서 애를 먹었습니다만… 독자 입장에선 ‘알 수 없다’라는 건 꽤 좋은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호기심을 유발하니까요.

좋은 점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전투 장면이나, ‘피로 피를 닦아 피는 닦이지 않았다.’같은 문장이 엄청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건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다음으로, 작품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솔직히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우선 헉슬리와 다시 만나고, 교수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향후 전개가 될 것 같긴 한데… 현재 ‘손님’이나 ‘겹차원’에 대한 설명이 많이 나와 있지 않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듭니다. 작품의 설정에 대해서 전 아는 바가 없으니까요.

다만 주인공이 계속해 활약할 수 있는 스토리 전개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이야 자료를 조사하고 추측하면서 활약하고 있지만, 만일 헉슬리가 조력자가 된다면, 주인공이 물리적인 능력은 물론이고, 지식적인 측면에서도 활약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동적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조금 걱정됩니다. 즉 주인공이 활약할 무대가 만들어지고, 헉슬리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전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쯤에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 부족한 리뷰였습니다. 회차가 많지 않아서 리뷰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전체 이야기를 미루어 짐작하는데 힘이 들었기 때문… 이라고 변명을 해봅니다. 아마 제 능력 부족이 더 클 테니 헛된 변명이긴 합니다만, 아무쪼록 좋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만일 제 리뷰에 대해 질문하고 싶으신거나, 제가 틀린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야기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좋은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확실한 건 이후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글이라는 겁니다. 올리신 회차 전체가, 하나의 매력적인 프롤로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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