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리뷰를 써볼 마음을 먹었습니다. 근데 이미 달려 있는 리뷰가 4개나 있는 작품이네요. 흠, 역시 출판작이라 그렇겠지요?
7기 리뷰단 활동을 종료하고 책들이 도착했어요. 커다란 박스에 한가득. 음 그 중에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을 새벽에 읽었어요. 물론 브릿G에서 보던 낯익은 이름들이 있어서 우선 반갑고 좋았고 게으름 탓일지, 리뷰 없는 작품들을 찾아다니느라 그랬는지 못 읽었던 작품들을 이제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여기 수록된 작품 전부 아직 읽지 않았던 작픔들이네요. 허억,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던 걸까요? 그래도 리뷰 쓴다고 꽤 돌아다녔는데 말이죠. 미스터리합니다.)
책을 처음 펼치니 첫 수록작이 이 작품이었습니다.
오오, 이런 분위기 너무 좋아. 아아, 어떡하지? 허억, 무섭고 슬프고 기묘한 반전까지 어쩔 줄 모를 때는 리뷰를 써야죠. 뭐.
저는 비에 흠뻑 젖었고 폭우 속에 갇혔고 오슬오슬한 한기와 더불어 공포에 젖어 들어갔습니다.
진짜 무서운 것은 뭘까요? 와이퍼를 최대로 작동시켜도 앞이 잘 보이지 않는 폭우가 쏟아지는 날 지방 촬영을 떠나야 하는 곤혹스러움일까요? 국도로 빠진 다음 갑자기 나타난 뭔가로 차사고를 당해버려 낯선 곳에 발이 묶여 버린 상황일까요? 자꾸만 떠오르는 죽은 아내에 대한 기억일까요? 아니면 낯선 곳에서 마주친 기이한 노인일까요? 일렬로 서 있는 허수아비들일까요? 이 모두를 분리할 수 없습니다. 모두 공포에 일조하고 있으니까요. 이 소설은 시작부터 끝까지 뭔가가 툭 튀어나올까봐 긴장하게 만드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요.
그리고 마지막 비밀을 알게 될 때 느꼈던 그 섬뜩함은 정말…. 제대로 공포의 밤을 선사해준 소설입니다. 마지막 결말도 그렇고 이 공포는 소설을 읽어야만 제대로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리뷰로는 절대 표현해낼 수가 없어요.
바람이 불면 허수아비들이 움직이고 …. 차를 타고 가다가 허수아비들이 늘어서 있는 곳을 발견하신다면 부디 그냥 지나쳐 가시기를. 그 강가에서는 낚시조차 하지 마시기를…. 물귀신은 친구가 필요할 뿐입니다. 누구라도 가리지 않고 함께하자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