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성희를 회장님이라고 부른다 감상 감상

대상작품: 모두가 성희를 회장님이라고 부른다 (작가: 매도쿠라, 작품정보)
리뷰어: 뚜근남, 18년 9월, 조회 124

전학한 학교는 평범한 학교가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성희라는 여학생을 그 이름이 아니라 회장님으로 부르는 기이한 학교. 뒤이어 마을에서 벌어지기 시작한 괴이한 사건들. 초자연적인 위기에 각자 용기, 지식, 무력을 가진 삼총사가 맞섭니다.

귀신 저주 주술등을 소재로 하여, 모종의 사연으로 찾아온 이방인, 사건의 진상을 캐내는 원주민, 사건에 휘말려든 히로인(무력 담당), 그리고 모든 일의 흑막과 그 사연 등등 고전적인 호러의 요소들을 다 갖췄지만, 풀어나가는 과정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호러보단 코미디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게 나쁜 건 아니죠. 웃음과 공포는 종이 한 장 차이거든요. 독자를 무섭게 하려다가 웃기게 만들면 처참한 실패라는 걸 생각해보면, 공포를 소재로 독자에게 웃음을 줄 양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오히려 성공을 거뒀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전반적으로 분위기를 다 만들고, 코미디 호러답게 사건도 해결하고 진상도 파헤치고 복선도 회수해서 결말도 깔끔하게 나온, 그런 작품이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습니다. 궁극적인 문제는 분량. 이 작품은 사건이나 장면이 좀 더 많았다면, 그러니까…….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은 분량을 가지고 있었다면 훨씬 재밌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소설로 치면 6000자로 20화 내외의 적당히 두꺼운 분량이요. 그랬다면 용기를 가진 주인공의 과거사가 드러나고. 지식과 무력을 가진 조력자 친구들의 활약을 좀 더 묘사할 수 있었겠죠. 지금은 분량이 짧은 고로 몇 가지 이야기가 생략된 감이 있습니다. 요컨대, 지식을 가진 친구가 지금은 이미 완성형에 가깝잖아요? 그것보단 처음에는 그냥 오타쿠에 겁쟁이라서 설명만 해주지 실질적인 도움은 못 주다가 나중에 친구의 능력이 각성해, 짐덩이에서 진정한 조력자로 거듭난다던가 하는 전개. 분량이 충분했다면 나올 수 있었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무력을 가진 친구와 이야기도 더 전개할 수 있었을 겁니다. 진지하기보단, 이 작품 스타일처럼 코믹하게 말이에요. 아니면 어째서인지 불타기 시작한 학교에서 조종당하는 좀비들과 신나게 유도 한판을 벌인다던가 하는 식으로 지금은 다소 부족한 무력 친구의 비중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 다음으론 공포의 실체가 상당히 일찍 드러난 편이라는 것. 물론 코미디 호러에서 진상에 엄청난 반전을 기대하진 않고 그냥 ‘아 우리들 좆됐다;;’ 의 이유만 설명하기만 해도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분량이 좀 있어서 밀도 있는 묘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완성도 있는 단편이 아닌가 싶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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