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뭘까 생각하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세유는 유라에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모르죠. 단지 유라가 지닌 잠재력에만 관심이 있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막 수능을 끝낸 어린 학생에게 화성 여행을 제안하는 것은, 진심으로 그 학생을 위해서 한 제안 같아 보이지는 않네요. 마치 하고 싶은 거 하면서 놀 나이인 청춘을 붙잡고 미래를 위해 지금을 투자하라고 말하는 부모님 같다고 말하면 과한 오독일까요? 유라에게 사실 화성 여행은 그다지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는 우주에 나갈 일이 없다고 단언하는 장면은 상당히 의미심장인 뜻으로 읽히죠.
유라는 세유에 대해 소심한 복수를 합니다. 세유가 이해하지도 못할, 지구와 다른 우주의 공간 법칙을 떠든다든지, 세유가 가지 못할 화성의 좌표를 알려주며 희망을 부추긴다든지.
마지막에 언급된 여우와 두루미의 우화는 모두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넓은 접시에 죽을 담아 두루미에게 대접한 여우와, 긴 병에 죽을 담아 여우에게 대접한 두루미. 서로 상대가 원치 않는 대접을, 먹지 못할 대접을 하는 이들이죠.
세유와 유라는 서로에게 여우와 두루미들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더 나아가 작가는 사람살이 자체가 여우와 두루미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