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를 보고 한 번 올려볼까 하고 들어와 풋풋하고 잔잔한 글 읽고 갑니다.
먼저 ‘뭐든지 파는 남학생’ 이라는 설정이 너무 새롭고 창의적이라 좋았어요. 읽는 와중에 도라에몽과 매점매석이 생각난건 비밀. 저렇게 능력있는 남학생이 단돈 만원에 하루를 팔다니요. 더 받아도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이야기로 들어가 보자면 필요에 의해 만나 남자친구가 되는 과정은 조금 의아했어요. 물론 단편이다 보니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었던 것도 이해가 가지만, 어떤 부분에서 서로를 끌어당겼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역시 강한울의 능력 때문인가? 아니면 잘생긴 얼굴 때문인가? 둘다 없는 저는 웁니다.
현실의 도라에몽 남자친구라니… 읽는 내내 유정이가 부러웠습니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교 파이널 기간이라 여러 페이퍼들과 시험들로 허덕이고 있는데 어제 이런 생각을 조금 했습니다. ‘일주일만 되돌릴 수 있으면 페이스북 안하고 소설 안쓰고 게임 안하고 열심히 시험공부 했을텐데…’ 그런데 소설속의 남학생이 마치 저에게 이야기하듯 ‘하루에 만원’ 이라니… 7만원 탈탈 털어서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처럼 소설 속의 남학생은 우리 모두의 꿈을 이뤄줄 만한 능력을 지녔음에도 학교 빈 교실에서 푼돈 몇푼을 버는 겸손한(?) 학생이네요.
신비로운 소재와 평범한 줄거리가 만나 오히려 시너지를 내지 않았나 생각해 봤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제 머리에 나비 한 마리가 살포시 앉아있다 날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게 너무 신기하고 좋아 혹여나 다시 날아가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한참을 그 자세로 있었죠. 이 소설은 제 머리에 앉았던 나비 한 마리 같은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신비한 소재가 제 마음에 다가와 살포시 앉아 조용히 쉬다 간거 같았어요. 그만큼 소재의 신선함보다 지극히 평범하고 잔잔한 스토리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그런 … 소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