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을 꼭 꿰어야 보배가 될까요? 보물 같은 연작 비평 브릿G추천

대상작품: 화락춘풍(花落春風) (작가: honora, 작품정보)
리뷰어: 이연인, 17년 2월, 조회 238

브릿G 오픈베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많은 작품들의 다채로운 매력에 푹 빠져 골드코인과 마일리지를 왁팍팍팍 써대고 있는 중입니다. 어서 빨리 작가후원 시스템이 활성화되어야 흠모하는 작가님들이 기운을 받으실 수 있도록 아낌없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텐데요…

 

각설하고, 실로 보물 같은 작품을 발견한고로 함께 읽는 기쁨을 나누고자 합니다. Honora 작가님의 <화락춘풍>입니다.

 

제가 이 작품을 읽게 된 과정은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오 동양풍인가?’이라는 마음에 냉큼 눌렀습니다. 저는 동양풍 소설만 보면 사족을 못 쓰거든요. 그런데 소개를 보니 ‘좋아 보이기는 한데…근데 무슨 이야기지?’ 싶은데다 첫 편 제목도 금방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조용히 작품구독만 누르고 나왔습니다. 연작풍이라는 말을 덧붙여 놓으셨기에 호흡이 긴 이야기를 조금 더 선호하는 저로서는 그냥 나중에 편하게 봐야지~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리고 이틀 동안 잊고 있었습니다…왜 그랬을까요, 대체.

 

그러다가 구독하고 있는 작가님들 업데이트도 뜸해진 상황이라, 이미 구독한 작품들을 다시 복습하려고 훑어보던 중 이 작품이 다시 눈에 띄었습니다. 그리고 화면을 죽죽 내려 첫 편을 보는 순간, ‘첫날 올라오자마자 바로 읽었어야 했는데!’ 하는 막심한 후회에 사로잡혔고 5편까지 순식간에 다 읽어 버렸습니다. 다 읽고 나니 오히려 너무 아쉬운 마음에 방바닥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더 달라고 작가님께 떼쓰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가 없어지더군요.

 

우선, 옛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시는 듯한 작가님 특유의 문체가 제 하트를 캐치하고 말았습니다. 학계에 알려지지 않고 묻혀 있던 설화집을 발굴해서 번역하시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신비스러운 분위기도 일품입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점은 그런 예스러운 문체에도 불구하고 정말 글이 쉽게 읽힌다는 겁니다…작가님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짐작케 하는 부분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야기가 끝날 때 느껴지는 씁쓸한 여운은 되풀이해서 곱씹다 보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다만 새드엔딩이나 허무주의가 쥐약인 분이라면 피하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만, 작가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는 하나하나 놓고 보아도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따금 올리실 예정이라는 코멘트가…그저 눈물만 나오네요. 언제가 되건 즐거운 마음으로 다음 편이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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