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펜스가 살아있는’ 루시드드림 미스터리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꿈의 살인자 (작가: 노말시티, 작품정보)
리뷰어: 조나단, 18년 4월, 조회 88

예전에 추리/스릴러/공포 단편선들을 재미있게 읽곤 했습니다. 그런데 읽은 단편들이 쌓이면서 소재 위주로 흘러가는 작품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지금 와서 뭐라 표현할지 모르겠고 인상만 남았지만) 작품의 밀도보다는 소재, 서스펜스보다는 서프라이즈 같은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건 단편의 한계일 수도 있고, 저의 달라진 취향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인 아쉬움은 남더군요.

그러던 중에 읽은 노말시티 작가님의 <꿈의 살인자>는 반가웠습니다. 서스펜스가 살아있었거든요.

 

작품소개에서 밝힌대로 이 작품은 자각몽을 소재로 합니다. 그것을 소재로 미스터리를 펼치지요. 자각몽을 꾸는 주인공이 살인 용의자를 잡기 위해 꿈속으로 들어가 범인을 추적해요.

소재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 작품의 장점은, 그보다는 밀도와 서스펜스인 듯합니다. 초반에 차분히 자각몽을 꾸는 주인공을 독자에게 이해시키고, 그의 행적을 쫓아 미스터리 속으로 들어갑니다.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를 묘사하는 작가의 안정감 있는 필력이 계속 주인공을 쫓아서 읽게 만듭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범인을 찾는 과정의 서스펜스가 상당합니다. 단순한 로또 꿈에서 시작해 점증적으로 큰 사건으로 연결되는 것이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합니다. 작가가 장르의 공식을 잘 알고 있고, 그 흐름을 잘 살렸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허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을 쫓아 중반 이후까지 긴장을 잘 끌고 가다가, 후반 실체가 밝혀지는 과정이 ‘급히’ 풀려가는 느낌이 드는데… 그건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의 ‘선택’ 에서 비롯된, 두 가지 문제 때문인 듯합니다. 제가 보기에는요.

 이 작품은 1인칭 시점으로 화자의 심리를 밀도있게 묘사합니다. 현실성 있고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의 심리와 행동 때문에 서스펜스가 발생하고, 그것이 작품 전체의 ‘밀도’를 높여줍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하지요. (이건 작가가 주인공에게 너무 힘을 주느라 놓친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1) 구성상, 사건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는 여주인공의 비하인드가 너무 뒤에 배치되어 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초중반 심리와 정서로 공감을 얻은 이야기가 후반에 들어서는, 범인을 추측하고 사건을 해결하는데 급급한 느낌입니다. 여주인공의 사연이 좀 더 앞에 배치되었다면 뒤의 흐름이 좀 더 여유 있게 진행되지 않았을까요?

2) 범인에 대한 복선 문제. 초중반 ‘범인일지 모른다고 의심되는’ 인물을 다르게 배치해 클리셰를 피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범인에 대한 복선과 단서를 너무 감췄다는 느낌입니다. 작가는 영민한 독자가 범인을 일찍 눈치채는 것이 두려웠을까요? 아무리 그래도, 제가 보기에, 범인에게 이름도 주지 않는 것은… 반칙입니다. (^^!)

(응원댓글을 보니 작가께서 수정을 생각하시는 것 같아, 참고용 개인 의견을 적어봤습니다)

 

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범인을 쫓고 추적하는 것과 함께(또는 그것보다 더), 사건들에 부딪히고 반응하는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거든요. 300매 가까운 중편임에도 쉼없이 주인공을 따라가게 되는, 흥미진진한 서스펜스가 가득한 소설입니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독자분들께 일독을 권합니다.

아울러, 브릿G에서 안정감 있는 필력으로 인간적인(^^?) 이야기들을 펼치시는 노말시티 작가님의 본격 스릴러도 기대해 봅니다. 이 작가 분이라면 소재에만 머물지 않고 캐릭터와 서스펜스, 밀도가 살아있는 장르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상상하면서요. 부디 건투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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