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이빨>에서 무협을 체로 걸러내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감상 브릿G추천

대상작품: 들개이빨 (작가: 좌백,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18년 3월, 조회 286

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드물게도 오늘의 리뷰는 존댓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파파파 파워 리뷰 머신 본롸입니다. 저는 글씨를 읽을 수 있게 된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책을 읽어왔습니다. 하지만 취향이랄까, 마음에 드는 장르만을 파고들었기 때문에 제가 읽은 책은 대부분 판타지∙SF 계열이었습니다. 무협이요? 하하, 제 머릿속에서 무협이란 “싸울 때마다 기술 이름을 외치는” 장르입니다. 읽어본 무협 소설이라곤 비뢰도 몇 권 뿐이니 제가 무협 소설에 대해 가타부타 떠드는 건 정말 웃기는 일이겠죠.

물론 이 작품은 그런 류의 무협과는 거리가 있는 듯합니다. 저는 이 작품 속에서 ‘태백산맥 19검술!’ 같이 기술 이름을 외치며 달려드는 캐릭터는 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여전히 무협 소설이고, 저는 무협 소설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편법을 써보기로 했죠. 그렇습니다. 단편 <들개이빨>에서 무협을 체로 걸러내면 과연 무엇이 남을까요.

 

바로 남자들의 사랑이 남습니다. 단편 <들개이빨>은 BL이었던 겁니다!!!

앞뒤가 안 맞는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앞뒤를 맞추려면 남자들의 사랑 밖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작품을 살펴봐주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서술 트릭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듯 보입니다. 떠돌이 무사의 파트너를 ‘평범한 개’로 부르며 쥐를 잡아먹느니 벌레를 잡아먹느니 이야기합니다. 길가의 시궁창에서 흙탕물을 마신다고도 하지요. 이 때문에 독자는 이 개가 진짜 멍멍 개인 줄로 착각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후반에 개의 정체는 분명해집니다. 남자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라는 것을. ‘중년인’으로 지칭되는 이 개님께서는 죽은 남자(주인)의 복수를 합니다. 물론 복수를 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버려야 했지만 그 정도는 감안한 듯보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답은 중년인(개님)이 죽은 남자(주인)을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돈이 떨어진 무사가 차가운 길거리에 누워 잠이 들면 그 품에 파고들어 온기를 나눠주는 건 그래도 개 밖에 없었다.

 

여러분 생각해보십시오. 아무리 날이 추워도 그렇지 아무 관계도 아닌 남자 둘이 품을 파고드니 마니 하겠습니까! 이것은 사랑인 겁니다! 떠돌이 무사는 일견 중년인(개님)을 무시하는 듯 보이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개님(중년인)을 위협하면 눈이 돌아가서 목숨을 걸고 싸워줍니다. 괴롭히더라도 내가 괴롭히지 네가 괴롭히는 꼴은 못본다 이놈아! 같은 마인드인 겁니다. 고로 답은 나왔습니다. 떠돌이 무사가 공이고 중년인이 수였습니다 여러부운!!!

 

(그러므로 여뤄분은 안쉼하시고 이 BL을 즐겨주시기 바뢈뉘다!)

 

 

+ 존댓말을 쓰는 리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껄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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