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봤을 때, 아주 훌륭한 작품으로 보기는 힘들다. 문장은 매끄럽지 않고 단어 선택도 미흡했다. 군데군데 부족한 설정들도 많았다. 구성 또한 이미 많은 작품들에게 봐왔던 진부한 구성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소재와 내용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두 개가 된 지우개’라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가기는 꽤나 어려운 일이다. 보통의 작가들이었다면 주변인의 소행이었다는 식의 소소한 이야기에 그치거나 (작 중에 여자가 생각했던대로) 외계인이라는 개연성없고 진부한 소재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납득할만한 이야기와 참신한 소재를 보여줬다. 또,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안심하고 태연한 주인공의 태도가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다듬어지지 않은 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치못한 소재와 캐릭터, 충분한 개연성은 이 작품을 재밌게 느끼게 했다.
작가의 앞으로가 기대되게하는 작품이다. 글솜씨가 조금만 더 다듬어진다면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으리라 믿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