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추리소설. 공모 브릿G추천

대상작품: 그 남자의 추리소설 (작가: Magicafe, 작품정보)
리뷰어: 사평, 17년 12월, 조회 136

추리 소설이라 하면 탐정이 사건을 의뢰받아 이를 해결하는 셜록 홈즈 식 이야기를 주로 떠올리기 마련입니다만, 실제론 여러 패턴의 이야기가 존재합니다. 오래 전 이슈가 되었던 소설인 다빈치 코드도 추리소설로 볼 수 있겠고 만화인 데스노트 같은 경우도 같은 장르 안에 넣을 수 있다고 봅니다.

허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추리 이야기는 매력적인 천재 탐정이 나와 경찰들과 왓슨 위치에 있는 친구를 놀려 먹으며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추리보단 인물을, 탐정을 즐기는 이야기고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장르입니다.

‘그 남자의 추리소설’은 위에서 말한 탐정 소설은 아닙니다. 매력적인 천재 탐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어디에 있을 법한 소시민 가족과 사건을 해결하는 보통 경찰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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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표지에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고 문구가 있습니다. 기상천의한 사건! 초현실 적인 사건 현장!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

‘그 남자의 추리소설’의 사건은 위와 같지 않습니다. 사건과 주인공의 관계는 미스터리하지만, 벌어지는 사건 자체는 리얼리티합니다. 있을 법한 살해 방법이고 있을 법한 사건 현장입니다. 이 부분은 작품 내에서도 계속 언급되고 작품의 주요 키워드기도 한데. 경찰이 경찰일을 충실히 하고 용의자로 몰린 주인공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엉엉 울어버리는 현실성 있는 모습이 매력적이고 극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 극 초반에 작위적으로 연출된 장면이 ‘툭’하고 튀어나오는 곳이 있습니다. 첫만남부터 주인공을 범인으로 몰고 막말을 하는 경험도 개념도 없는 형사의 모습은 극 중 캐릭터의 성격을 강조하는 연출이라 하기엔 정도가 너무 과하다 생각했습니다. 탐정 캐릭터가 강조되는 비현실적인 소설이면 모를까 ‘그 남자의 추리소설’에서 이런 인물과 장면은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이것 말고도 ‘여기에선 독자들의 감정을 이끌어내야지’하고 생각한 부분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많은 건 아니고 초반에만 느꼈는데. 재미있게 읽다가 템포가 뚝하고 끊어지는 기분을 받았습니다.

이야기 전체를 말해보면. 구성 짜임새가 매우 좋습니다. 교과서에서 배운 ‘기승전결’에 충실한 구성이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판이 점점 커집니다. 대개는 판만 키우는데 집중해 독자가 이야기를 따라가기 버거울 때가 있는데 ‘그 남자의 추리소설은’ 이를 잘 해냈습니다.

설명위주라 지루할 수 있는 경찰 수사 파트를 잘 해결했고 글을 읽기 지쳤다 싶을 순간에 주인공을 들고 와서 이야기의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단. 전환점 이후의 전개가 늘어지는 기분을 받습니다. 주인공의 감정에 집중한 이야기 전개가 연속되는데 위에서도 언급했던 ‘독자들의 감정을 이끌어내야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야기가 별로라는 건 아니고 연출을 간소화하거나 식의 변화를 주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일 재밌어야 할 장면에서 몰입감을 잃은 게 아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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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좋은 소설을 읽었습니다. 작품이 완결되고 아주 약간의 퇴고 작업을 거치면 돈 주고 사서 봐도 좋을 정도로 즐거운 작품입니다. 부디 멋진 결말로 작품을 마무리 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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