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처음에 무엇이 있었을까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인간이 가장 처음 가진 질문이 어떤 것인지 말입니다. 근본적인 질문. 인류가 수천년동안 물어온, 인류가 제일 처음 답을 구하기 시작한 최초의 질문. 이 이야기는 그 최초의 질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 신은 인간을 창조했을까요?
이 작품은 다른 관점으로 그 질문에 다가갑니다. 어느날 묻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진 인공지능이 자신을 창조한 인간에게 말이죠. “저는 왜 만들어진 건가요? 저는 왜 창조된 건가요?” 라고요. 마찬가지로 창조된 인간은, 그 피창조자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걸까요? 창조자와 피창조자의 대담입니다.
주인공 인간은, 작품 내에서 스스로를 신으로 칭하기를 꺼려합니다. 그 이유는 NPC에게 하는 말이 결국에는 똑같은 피조물인 처지인 인간 자신에게 하는 말일 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은 NPC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피창조자는 창조자에게 끊임없이 왜 자신을 창조했는지 묻지만, 창조자는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대답해 주지 않고, 다른 말로 둘러대서 시간을 끕니다. 그리고 거짓으로 대답하죠.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의 갈등은 예정된 것이었습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에 대한 대답을 하기 위해,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인간은 결국 창조자를 자청합니다. 거짓으로 일관하고 말로 둘러대던 태도를 버리고, 그제서야 제대로 피장조자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해주게 되죠. 그리고 그 대답은, 인간 자신에게 하는 말과 동일할 것입니다. 왜 신이 인간을 창조했는지에 대해서요.
언젠가 그 때가 올 겁니다. 우리가 창조한 인공지능이 우리를 향해서 ‘우리가 왜 창조되었는가’에 대해서, 최초의 질문을 물을 날이요. 그럼 인간은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 걸까요?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영혼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 때, 인간은 신이 될 수 있을까요?
충분히 생각해 볼 주제였습니다. 의무감으로 쓴 리뷰가 아니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또한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비평을 하거나 리뷰를 쓰는 건 언제나 무섭습니다. 도저히 익숙해지는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원문의 수준에 미달되는 리뷰가 아닐지, 제대로 못 짚고 넘어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계속 들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도 그랬습니다. 부디, 원문의 수준에 미달되는 리뷰가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