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믿으시나요 공모

대상작품: 지식의 신 (작가: 번연, 작품정보)
리뷰어: BornWriter, 17년 12월, 조회 65

매우매우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매우매우 스포일러 함유합니다.

매우매우 매우매우 매우합니다(?)

 

저는 신을 믿지 않습니다. 대신 미신은 꽤 많이 믿습니다. 이 작품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시험기간에는 이발을 하거나 면도를 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 나온 미신 그대로의 이유 때문입니다. 시험기간이 끝나면 면도도 하고 이발도 하는데, 다음 시험을 볼 때쯤이면 지난 시험에 무슨 내용을 공부했는지 까맣게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는 그게 다 면도하고 이발해서 그런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처럼 막 남의 머리카락을 주워먹고 그러지는 않습니다. 미신을 믿으면서도 이성적인 부분이 ‘미신은 미신일 뿐이다’라고 저를 억제하고 있으니까요.

모종의 이유로 이성적인 부분이 억제를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이 작품처럼 머리카락이나 손톱 발톱을 주워먹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저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는 부류의 인종은 아니다보니까. 그러고보니 그런 이야기도 생각나네요. 쥐가 손톱 발톱을 주워먹어 사람으로 분하게 되는 전래동화. 저는 그 전래동화를 꽤 무서워했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도 그와 비슷한 종류의 공포를 느꼈어요. 이것은 이런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이 먹어서는 안 될 것을 먹으면, 사람이 아니게 된다.” 이것은 반대로 사람이 먹는 것을 먹으면 무엇이라도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을 거 같군요(리뷰를 쓰면서 작품 구상을 하게 되네…).

이 작품의 초반 전개는 상당히 훌륭합니다. 재미도 있고 호기심도 일고 약간의 (호러에 걸맞을 만큼의) 불쾌함도 있습니다. 하지만 후반의 전개는 너무 급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천천히 전개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단칼에 찔러죽이는 것은 사냥감에게는 자비를 보여주는 것이지만, 독자에게는 아닐 거잖아요. 오히려 천천히 찔러들어가는 편이 훨씬 찌릿찌릿하고 좋았을 거 같습니다.

 

그 외에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성어 의태어의 사용에 대한 것입니다. 저는 제 작품 내에서 의성어 의태어의 사용을 매우 자제하는 편이지만, 의성어 의태어를 전면적으로 활용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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