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제 손으로 죽였습니다 . 도입부에 대한 리뷰 감상

대상작품: 오빠는 제 손으로 죽였습니다 (작가: 나기, 작품정보)
리뷰어: 은율e, 4일 전, 조회 59

이 이야기는

극한의 감금 상황에 처한 남매의 생존 투쟁과, 이들을 추적하는 수사 기관의 움직임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긴박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서사는 크게 두 가지 줄기로 나뉘어 전개된다. 첫째는 영문도 모른 채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 갇혀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신예나와 신예준 남매의 생존 투쟁이며, 둘째는 이들의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단서를 추적하는 은혜본청 소속 경찰들의 수사 공조 과정이다. 후속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12세 소녀 ‘가영’의 심문 결과는 단순한 미아 사건의 영역을 넘어, 감금방 내부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생존자 1인 제한 규칙’이 이미 외부에서 실제로 실행되었음을 보여주는 거대한 서사적 교차점을 형성한다

남매가 납치된 경로는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신예준은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등 뒤에서 접근한 괴한에게 복부를 피습당해 정신을 잃고 감금 장소로 이송되었다. 반면 누나인 신예나는 부모로부터 일찍 귀가하라는 연락을 받고 익숙한 골목길을 걷던 중, 뒤에서 따라오는 정체불명의 발소리와 기이한 한기를 느끼고 뒤를 돌아보려는 순간 기억이 끊기며 납치되었다.

남매의 대화를 통해 납치 사건의 발생 배경에는 단순한 무동기 범죄가 아닌, 신예나를 둘러싼 금전적 사건과 사생활 갈등이 깊게 연루되어 있음이 드러난다. 신예준은 누나인 신예나가 아버지의 명의를 도용해 대출을 받아 거액의 현금 다발을 만들었으며, 속옷만 입은 남성들이 대기하는 불건전한 업소를 출입하며 ‘준’이라는 남성에게 집착해 온 사실을 폭로한다. 신예나는 해당 인물이 자신을 아껴주는 순수한 관계라고 옹호하지만, 신예준은 그녀가 사기꾼과 불량배들에게 이용당해 가정의 재산을 탕진하고 결국 자신들까지 납치되는 파국을 초래했다고 격렬히 비난한다. 이러한 폭로는 극한 상황에서 가족 간의 신뢰를 완전히 붕괴시키는 정서적 균열의 도화선이 된다.

신예나가 의식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단편적으로 떠올린 범인의 목소리는 이 감금 사건의 가장 잔혹한 본질을 보여준다. 범인은 누워 있는 신예나의 뺨을 두드리며 “여기서 꺼내주겠다”고 속삭였으나, 동시에 “두 명 다 꺼내줄 수는 없다. 한 명만 살아 있게 되면 문을 열어주겠다”라는 잔인한 조건을 제시했다.

이 ‘생존자 1인 제한 규칙’이 공유되는 순간, 감금방의 물리적 위협은 내부적인 살인 게임으로 변질된다. 극심한 통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질려 있던 신예준은 누나인 신예나가 자신을 죽게 내버려 두거나 위해를 가해 혼자 탈출하려 한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아무리 내 누나라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신예준의 경고는 촉박한 시간 제한 속에서 남매가 서로를 해치게 만들려는 범인의 심리적 조작이 완벽히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극 초반의 도입부에. 앞으로 진행될 복선들을 깔아 놓으면서도 산만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그러면서도 물흐르듯 쓰는 작가의 필력이 너무 부럽다.

제가 오빠를 죽였어요… 라는 대사 하나의 훅까지…. 앞으로 또 열심히 정독할 것 같다…. 내꺼 쓰기도 바쁜데… 리뷰까지 쓰게 만드는 흥미진진함이란… 남은 편수도 많으니.. 재미나게 읽고 다음 리뷰도 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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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리뷰 업데이트-10화까지 읽고..

이 소설의 가장 탁월한 문학적 장치는 철저하게 분리된 두 개의 공간과 시간을 병치하는 액자식 구성 도입에 있다. 서사는 시공간의 제약 속에서 죽음의 위협에 직면한 내부 세계와, 미로처럼 얽힌 단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외부 세계를 끊임없이 교차 편집하며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영상을 보듯 더듬어 상상하게 한다. … 

내부 플롯의 중심에는 칠흑 같은 어둠의 단칸방에 감금된 신예나와 신예준 남매가 있다. 이 공간은 창문과 전등이 일절 존재하지 않으며, 먼지 냄새만이 감각을 자극하는 폐쇄적 진공 상태로 묘사된다. 어깨나 발끝이 벽에 닿을 정도로 협소한 이 방은 인물들의 시지각을 완벽히 박탈함으로써 내면의 공포를 극대화하는 물리적 형틀로 작용한다. 예나가 어둠 속에서 동생의 몸을 더듬다가 끈적하고 뜨거운 피를 발견하는 장면은 시각적 정보의 부재가 촉각적 공포로 치환되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이 감금방의 본질적인 공포는 물리적 억압에 머무르지 않고 심리적인 ‘살인 게임’으로 변질된다는 데 있다. 예나의 단편적인 기억 속에서 납치범은 뺨을 두드리며 “여기서 꺼내주겠다”고 속삭이지만, 곧이어 “두 명 다 꺼내줄 수는 없다. 한 명만 살아 있게 되면 문을 열어주겠다”라는 잔혹한 룰을 선고한다. 다부진 체격의 23세 청년이었던 예준은 복부에 자상을 입고 치명적인 출혈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밀실 내부에 한정된 ‘생존의 타임리밋’을 설정하는 시계추 역할을 한다. 죽음의 공포에 직면한 예준은 누나가 혼자 살아남기 위해 자신을 죽일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품게 되며, 가족이라는 최후의 연대는 완벽한 죄수의 딜레마속에서 붕괴된다.

내부의 서사가 인간 본성의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미시적 관점을 취한다면, 외부 플롯은 은혜본청 아동범죄수사과 여경 ‘강해나’를 내세워 사회 시스템의 붕괴를 거시적으로 조망한다. 해나는 경찰 조직 내에서 요주의 인물을 뜻하는 ‘고문관’으로 소문나 있으며, 아동범죄예방 표어나 궁리하는 한직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녀의 애인이자 수사1반의 형사인 예찬이 유명 기업가 자제인 ‘신예나 남매 실종사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신원미상의 10대 소녀 취조를 해나에게 부탁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다

작가는 극한의 밀실과 외부의 수사망을 교차시키는 편집 기법을 통해 구조적 서스펜스를 완벽하게 통제한다. 독자는 해나가 이끄는 수사진의 발걸음이 진실에 다가갈수록 안도하기보다는, 밀실 안의 시간(예준의 출혈과 남매의 살의)이 먼저 임계점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지연된 구조의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극한의 감금 상황에 처한 남매의 생존 투쟁과 수사 기관의 움직임을 교차하여 보여주는 긴박한 미스터리 스릴러”

작가가 방대한 정보량과 교차 시점의 피로도를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다. 아울러 “제가 오빠를 죽였어요…”라는 대사 하나가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가는 강력한 으로 작용하여 계속해서 정독하게 만든다

이 작품은 장르적 쾌감과 사회적 비판 의식을 밀도 있게 결합한 수작업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작가는 밀실이라는 고립된 공간에 피를 흘리는 동생과 원망을 품은 누나를 던져놓고, ‘한 명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딜레마를 강요함으로써 인간 이성의 한계를 혹독하게 시험한다.

이 폭력적인 생존 게임은 단순히 말초적인 자극을 위한 설정이 아니다. 주인공 강해나가 20년의 세월을 거슬러 추적해 낸 계모 민유리의 추악한 행태는 , 아동을 국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물화하고 종국에는 서로를 죽이게 방치한 제도의 실패를 고발한다. 20년 전의 피투성이 10살 가영이와 현재 자백을 쏟아내는 12살 가영이 사이의 섬뜩한 평행이론은 , 사회적 감시망이 뚫린 상태에서 아동에 대한 폭력과 착취가 시공간을 초월해 어떻게 끔찍하게 재생산되는지를 역설한다.

앞으로 서사는? 밀실 안의 신예나 남매가 20년 전 민유리의 창고에서 파멸했던 가영이 남매의 비극을 그대로 답습할 것인지, 아니면 혈연 혹은 인간성에 대한 뒤늦은 자각을 통해 납치범의 ‘살인 규칙’을 전복시킬 수 있을지가 서사의 거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또한 구조적 성차별과 관료주의적 멸시에 직면한 ‘고문관’ 강해나가 자신의 날 선 직관과 집념을 무기 삼아 ,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살인 게임의 주최자’를 어떻게 단죄할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 시킨다. 

기념비적인 스릴러로 자리 잡을 것 같다.  영상화되면… 좋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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