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탈출이라는 익숙한 놀이 공간을 이렇게 현실적인 공포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기획서, 평면도, 소품 설명처럼 실제 방탈출 카페를 준비하는 과정이 차근차근 쌓이면서, 읽는 내내 ‘이건 정말 있을 법한 이야기다’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은 이상 징후 하나하나가 괜히 더 신경 쓰이고, 페이지를 넘길수록 긴장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졌습니다.
특히 귀신이나 초자연적 존재를 처음부터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사고인지 우연인지 헷갈리는 사건들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방식이 좋았습니다. 문이 잠기고 소품이 떨어지는 장면은 방탈출을 해 본 독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 봤을 상황이라서 더욱 소름이 돋았어요. 잔혹한 묘사가 없는데도 공간 자체가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드러나는 반전과 정체불명의 인물은 이야기의 결을 한 단계 더 넓혀 주면서도, 과하게 설명하지 않아 여운을 남깁니다. 다 읽고 나니 실제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기 전, 괜히 천장이나 문부터 한 번 더 확인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익숙한 소재를 활용해 안정적인 재미와 서늘한 감각을 동시에 잡아낸 괴담으로, 가볍게 읽기 좋으면서도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