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원했으면 좋겠다 감상

대상작품: 디어 마이 좀비 (작가: 류은파, 작품정보)
리뷰어: 일요일, 7시간 전, 조회 7

특출날 것 없는 사람의 사랑은 늘 망설임과 머뭇거림, 거절과 실망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마음으로 엉망진창이다. 사람은 왜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버리는 걸까? 사랑하는 사람의 약점을 알고 있다는 것조차도 특별한 이익으로 느껴질만큼 사랑은 사람을 맹목적으로 만든다.

<디어 마이 좀비>의 주인공 나는 끈질기다. 떨어진 공모전에 계속해서 도전할만큼, 거절당한 고백에도 또 다시 고백하고 상처받고 다시 친구가 된 다음 또 고백을 할 만큼. 그리고 그 끈질긴 사람의 세상은 어느날 화끈하게 뒤집힌다. 사랑하는 사람이 좀비가 되어버린 것이다.

아포칼립스 세상은 조금만 발을 잘못 디디면 생존이 위협되는 극한의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서 사람의 마음은 감추기가 어렵고 진실은 쉽게 드러나며 감정들은 금세 폭발한다. 사랑하는 나의 마음은 생존을 빌미로 조금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파고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오랜시간 망설였던 세월은 극한 상황의 밑거름이 된다. 그동안 너를 사랑해왔어. 하지만 너에게 다가갈 수 없었지. 이제는 주저하지 않을거야. 벽 너머에는 네가 있고 나의 존재로 안심하는 너의 모습은 오히려 구원이다. 그동안 너는 나를 사랑하지는 않았지… 하지만 이젠 어떨까? 너에겐 나 뿐이고 나는 언제나 너 뿐이었어…

그동안 망설이며 넘지 못했던 사적 영역으로 한 사람과 한 좀비는 서로의 벽을 넘는다. 네가 나를 원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은 좀비따위로는 막을 수 없다. 어떻게든 너를 지키겠다는 마음과 초라한 내가 찬란한 너를 사랑해서 겪는 괴로움, 너를 파괴해서 내 흔적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의 갈등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가운데 이야기는 독자가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순식간에 결말까지 데려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 사람들에게 <디어 마이 좀비>를 추천한다. 정말로 그게 되네 하고 감탄할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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