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개인적인 감상일 뿐이며 언제나 오독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독서 경험을 해칠 수 있으니 작품을 다 읽고 리뷰를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프롤로그에요. 배경은 확실하게 제시되었고, 충분히 사이버펑크스럽습니다. 무능한 관료제에 의해 통제되는 거대한 강우 장치를 보면서 사이버펑크가 아니라고 한다면 사이버펑크의 영역은 대폭 축소되겠죠. 특히 그 뒤에 이 비가 없었다면 먼지가 가득했을 것이다 같은 발언 덕분에 핵전쟁이나 다른 재앙들을 예상하게 되고요.
캐릭터의 만담도 볼만합니다. 공무원을 몇 번이나 상대해 봤을 법한 배태랑과 약간은 바람끼 있는 신출내기라는 티가 나죠.
배경뿐 아니라 사건에 대한 떡밥들도 충분하죠. 이제 이 두 탐정은 사건을 해결하러 갈 것이고, 인공 강우 속에서 인간은 움직이기 힘들지만 개조 시술을 받은 인간 내지는 로봇은 자유롭다는 떡밥이 던져졌으니 그게 반전의 포인트가 되겠죠.
그리고 제가 예측한 것의 대부분은 틀릴 것입니다.
좋은 프롤로그라는 건 칭찬이 아닙니다. 어쩌면 조롱에 가까울지도요. 재밋어 보이는데, 그래서 어쩌라고에 가까울 것입니다. 기대감을 충족시킬 필요도 없습니다. 수수깨기를 보여줬으니, 사건을 제시하고 등장인물들을 갈아넣고 결과물을 보여주세요. 그 과정에서 독자의 예측은 때론 들이맞지만, 대체로 형편없이 틀리고 엉망진창이 됩니다. 그런게 글을 읽는 재미 아닐까요? 아무것도 없는 것을 두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습니다.
줄리와와 짐은 충분히 매력이 있는 캐릭터에요. 단지 30매라는 공간이 너무 짧은 것이겠지요. 그러니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써 주시길 바랍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