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뭘까요? 비평

대상작품: 네 걸음만에 백만원을 써버리는 초능력자 영웅 (작가: 떡대, 작품정보)
리뷰어: 루주아, 5일전, 조회 46

재밌게 잘 봤습니다. 돈과 속도를 치환하는 초능력을 가진 영웅의 이야기. 흥미로운 소재였어요. 능력을 쓰면 쓸수록 적자기 때문에 생계를 잇지 못하는 주인공의 애환이 느껴졌고요.
계보로 소개하신 우마무스메 신데렐라 그레이의 나오는 우마무스메들의 속도감과 질주감, 문호 스트레이 독스의 능력자 베틀물적 요소라고 한다면 어떤 점을 지향하는지 알 거 같습니다.
최근에 리뷰에 대한 어떤 회의감이 있어서 잘 안 썼는데, 너무 트집만 잡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제가 써왔던 리뷰들은 그런 방향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입니다.

문제가 뭘까요?

주인공이 처한 문제는 명백한가요? 능력을 쓸수록 적자인 것이 문제이죠. 그러나 저는 문제가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느껴지는데, 독자 입장에서 문제가 명확한가의 의미는 해결하는 방안이 어렴풋하게나마 느껴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연금목에 대해 생각해 볼까요?
연금목에서 주인공이 처한 문제는 명백합니다. 원두 보관실이 날아갔는데 커피를 만들어야 하죠.

 

전파, 납치는요?
실적을 쌓기 위해 라디오를 켜서 괴담 체험을 해야 하지요. 그것도 행동력만 있고 대책은 없는 부장을 대신해서요.
돌아와 이야기해 볼까요?

연금목이 어째서 귀여울까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인공의 최선이 상당 부분 만만하기 때문이에요. 어린아이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망칠 게 뻔한 상황이더라도 우리는 아이에게 짜증이 아닌 어떤 귀여움을 느끼니까요. 끝에 주인님이 그걸 감싸주는 모습이 퍽 다정하지 않나요?

전파, 납치가 어째서 유쾌할까요? 이건 상당 부분 의외성에서 나와요. 작중 화자가 좀 더 유능해 보이기에 독자들은 어떤 기대를 하게 돼요. 그리고 호러 상황에 부닥쳤을 때 꼼짝없이 x됐다 라는 생각이 들 때 짐덩이일줄 알았던 부장이 의외성을 발휘하기 때문에 여기서 어떤 유쾌함을 느낍니다.

그렇다면 네 걸음만에 백만원을 써버리는 초능력자는 어떤가요?

문제는 상당 부분 명확하죠. 그러나 주인공은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하나요? 능력을 쓰는 것이 문제인데 능력을 써서 눈앞의 문제에 대처합니다. 그리고 이 결과가 심지어 나쁘지 않아요. 전 아내와의 관계 회복의 단초를 얻은 거니까요.

독자 입장에서는 문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기에 문제가 뭔가요 하는 질문을 남기게 되네요.
주인공이 최소한의 발걸음으로 상대를 쓰러트리려 하면 좀 더 연금목같은 그런 느낌이 살 거 같아요. 아예 전혀 엉뚱한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파, 납치의 부장이 귀신을 무찌르는 것처럼 진혁이가 로또에 당첨되거나 돈을 찍어내는 능력을 가질수도 있겠죠.

자아 실현과 벌이에 대해 고민할수도 있겠죠. 다른 분이 리플로 단 것처럼 후원을 켜야만 히어로을 할 수 있거나, 히어로가 아닌 속도를 살려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하지만 히어로의 방향성과 멀어지는 심지어 악당이 되는 길을 갈 수도 있고요.

제 취향대로라면 히어로 단체가 경비 처리를 해주지 않는 부분에 대해 지적하면서 사회 고발적 면모를 보이거나 어떤 돈쭐과 불매 사이 히어로 행위라는 연대조차 소비자 중심주의가 되어버리는 그런 세태에 대해 지적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결국 어떤것을 문제로 느낄지는 소설가의 몫일 것입니다.

재미만 따지면 재밌었습니다. 흥미로운 소재였고 어째꺼나 눈 앞에 닥친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니 구성상으로도 문제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제입장에서는 작품의 핵심적인 문제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어떤것을 문제로 삼을지는 작가의 몫일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부분이 반영되어도 더 좋은 소설이 아닌 제 취향의 소설이 되는것이겠지요. 그러니 본인만이 쓸 수 있을, 다음 작품을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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