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덕질하고 싶었을 뿐인데. 감상

대상작품: 인간 시리즈 –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작가: 짭퉁 박하루, 작품정보)
리뷰어: 청새치, 9시간전, 조회 3

로봇의 인간화가 자유로운 듯 자유롭지 않은 세상에서, 한 로봇이 오직 최애 아이돌의 콘서트장에 가기 위해 인간화를 결심합니다. 인간과 로봇의 차이를 감정이나 사랑의 유무로 따지는 세상에서 ‘아이돌 덕질’은 인간다움이 차고 넘쳐서 굳이 뭘 더 할 필요가 없겠지만, 안타깝게도 주인공의 제조 목적이 공업용인 탓에 거대하고 단단한 몸체로 콘서트장에서 형광봉을 이용한 아이돌 응원 군무를 췄다간 같은 최애를 가진 동지들에게 상해를 입힐 수밖에 없었거든요.

인간화는 유기질 의체와 인간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유기질 의체로 개종하면 더는 이전 몸의 기능을 사용할 수 없고, 인간 프로세스를 받으면 정보 처리 능력을 인간 수준으로 억제당합니다. 자그맣고 덜 유해한 몸으로 변하기 위해서라면 인간의 유기질 두뇌로는 꿈도 꾸지 못할 연산이 가능한 인공지능조차 포기할 수 있다니, 왕자의 곁에 서기 위해 목소리를 바치고 평생을 헤엄치며 살아온 바다를 등진 인어공주나 마찬가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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