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여는 아주 소소하면서 특별한 소품 이야기 공모(감상)

대상작품: 엔틱샵 오브 호러스: 기물괴담 (작가: 허아른, 작품정보)
리뷰어: 태윤, 9시간전, 조회 5

2025년이 밝았습니다. 어떤 분들께는 희망과 기대로 가득한 멋진 출발이고 누군가에겐 삼재의 시작을 알리는 약간 불길한 열 두 달의 첫 발입니다. 글을 읽는 일에도 한 해의 출발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저는 1월에 읽는 글이 다른 달보다 중요하게 다가오는데, 올해는 시작부터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되어 브릿G의 독자 여러분들께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엔틱샵 오브 호러스: 기물괴담]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연작으로 각각의 이야기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없기 때문에 중간 중간 공백이 생겨도 읽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반면에 이런 스타일의 장편은 초반에는 관심을 끌기 쉬우나 후반에 갈수록 독자분들의 눈길을 잡아두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 작품 또한 아직 8화 밖에 연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 앞으로 어떻게 수준 높은 브릿G 독자분들의 마음을 잡아 두느냐가 관건이 되겠지만 8화까지의 이야기를 단숨에 독파한 제 감상은 ‘오랜만에 나온 물건이다’ 하는 설렘입니다.

이 작품은 제목처럼 괴담이라기보다는 기담(談)에 가깝습니다. 목 뒤를 스치는 스산한 느낌을 주는 정도의 기이하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편마다 등장하는 소품들은 보는 순간 주인장의 설명을 끝까지 듣지 않고는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합니다. 특히나 우리 나라의 역사를 교묘하게 비트는 작가님의 센스가 매우 절묘해서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네요. 유머와 섬뜩함을 절묘하게 오가는 줄타기를 완벽하게 성공한 훌륭한 곡예사 같은 작가님의 능력이 놀랍습니다.

제 취향에는 너무나 찰떡이라 그냥 오래 써 주시기만 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지만,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드리는 바램은 아주 조금 있습니다. 기묘한 물건이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보니 그걸 소개하는 사람과 물건에 대한 설명을 듣는 사람 단 두 사람만이 등장하는 이야기의 구성이 연재가 진행될수록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직 8화가 나왔을 뿐이니 당연히 작가님도 이런 부분을 생각하고 계시지 않을까 싶지만서도, 다양한 플롯을 가지면 더 풍성한 재미 요소를 가진 작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되네요.

문량이 늘어날수록 이야기 구조의 다양성만큼 중요해지는 것이 인물이지요. 기분 나쁜 기물들을 능글맞게 소개해주는 주인장의 매력은 뛰어나지만, 인물의 성격이나 이야기가 조금씩 드러나면 재미있는 이야기에 호기심이라는 향신료를 뿌려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이 작품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저 오래 연재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많은 독자 여러분들께 사랑 받고 이 작품으로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런 스타일의 작품이 더 많이 나오고 작가님도 이런 작품을 더 많이 내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그 정도의 의미를 가진 작품이었습니다.

옴니버스 스타일의 작품이니 결말 걱정 없이 보시고 중간에 잠시 쉬다 보셔도 되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더 많은 독자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팬심 담아 글을 남겨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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