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꿈이야기 감상

대상작품: 별천지 (작가: 태은성, 작품정보)
리뷰어: 별해무, 17년 7월, 조회 24

어떤 사연,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한 여인의 아름다운 꿈속 이야기이다.

제목이 별천지인데, 별천지란 말은 <속세와는 달리 경치나 분위기가 아주 좋은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이란 뜻을 갖고 있다. 여인이 꾸는 꿈속 세상도 이와 같다.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아름다운 풍광 속에 수많은

색상들이 어울려 펼쳐지는데, 여인에겐 그 어떤 색상보다 당신이란 색이 가장 빛나기만 한다.

사랑이란 이토록 사랑하는 사람, 그 대상을 제외 한 주변의 색상마저도 흐릿하게 만드는 것일까?

그 어떤 색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당신이란 사람. 꿈을 꾸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렸다는 현실도,

아픔도, 슬픔도 잊은 채 별천지란 아름다운 세상에서 당신이란 존재의 숨결을 느끼며 마음껏 유영할 수 있다.

불어오는 바람도, 어디선가 풍겨오는 흙냄새도, 모두 사랑하는 당신의 모습이고, 체향이다.

살아있을 적 그의 품에 안겨 그에게서 맡았던 향기는 별천지란 꿈속에선 다양한 꽃향기로 가득해진다.

그가 좋아했던 매화꽃, 동백나무 꽃, 복숭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온 세상이 그의 모습으로 가득한 별천지.

꿈을 꾸면서도 꿈을 꾸는 줄 모르고, 오롯이 그의 모든 것을 느끼고, 보고, 행복했을 여인의 모습이 꿈결처럼

잔잔하게 펼쳐지는 별천지.

 

문득 꿈에서 깨어났을 때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아직까지 남아있는 그의 손길, 그의 잔향.

그 모든 것들이 아득하면서도 가까운 듯한데…

혹시 당신, 꿈속에서처럼 지금까지 내 곁에 있었던 건가요…?

 

하늘은 점차 당신의 색으로 번져가고, 그 위에 오방색이 덧칠되어지고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의 색은 그토록 화려한 적색 앞에서도, 그토록 역동감있는 청색 앞에서도,
눈부신 백색 앞에서도, 그렇게나 아름다운 황색 앞에서도, 밤하늘 같은 흑색 앞에서도
당신의 색은 더욱 빛나기만 하였어요. 그때 문득 당신의 체향이 서풍에 실려왔어요.

(…)

대지도 당신의 색이더군요. 흙냄새를 살짝 맡아보았어요. 살짝 비릿하지만 향기로운 흙냄새.
그 냄새를 맡으며 누워있자니, 꼭 바람이 당신같았어요. 대기에는 여전히 당신의 체향이
가득했고, 평소 당신이 좋아하던 매화, 동백,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져있었어요.
꽃냄새 마저 당신의 냄새.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요. 바람과 공기를 통해 당신의 존재를 느끼고,
대지와 꽃들을 통해 연모하는 당신을 다시 한번 만질 수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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