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이야기는 어디에서 왔을까? 비평

대상작품: 우로보로스 (작가: marnorte, 작품정보)
리뷰어: soha, 17년 7월, 조회 122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글에도 리뷰에도 모든 연령대의 사람들에게는 부적합한 내용이 있습니다. 성적인 주제를 부담스러워하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리뷰에서 소개하는 해석은 학계의 주류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저 또한 이 부분의 전공자가 아니므로 2차 사료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고, 잘못된 결론을 내렸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정도로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을 쉽게 꺼내기가 어려운 주제들이 있다. 이 글에서 작가가 하는 이야기 또한 그 중 하나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들이 그렇듯이 세상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은 거의 없다. 이 리뷰에서는 고대 이집트의 창조신화를 살펴봄으로써 작가가 글에서 묘사한 행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시도해보려고 한다.

안타깝게도 이 리뷰에서는 그러한 해석들을 끝까지 진행하기는 어렵다. 물론 글 초반부에 전체 관람가 리뷰가 아니라고 명시해 두었으나 몇몇 중요한 내용들을 어쩔 수 없이 생략할 수밖에 없기에 결론까지 도달할 수가 없다. 이 점 미리 양해해두고 시작하겠다.

이 리뷰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신은 Atum이다. Atum이라는 말은 ‘tem’으로부터 나왔다고 여겨지며 tem은 ‘완전하게 하다’ 또는 ‘끝내다’라는 뜻을 가진다. 따라서 Atum완전한 존재이자 세상을 끝내는 존재이다. 그는 혼돈을 상징하는 Nun 속에서 첫 번째로 나타난 신이며, 스스로를 창조했다고 여겨진다.

이후 Atum은 신 Shu와 여신 Tefnut을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 대한 신화적 묘사가 흥미롭다. Shu는 바람과 공기의 신, Tefnut는 비와 습기의 여신이다. 몇 가지 해석이 있지만 Shu와 Tefnut이 Atum의 내부에 존재하는 으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은 모두들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Shu의 경우는 재채기에 의해, Tefnut의 경우에는 침을 뱉어서 창조되었다는 것이 주된 해석이다. 이 경우에 그들은 입과 코 안에 들어있는 물로부터 창조된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 추가적인 다른 해석들 또한 존재한다. 이 해석에 따르면 Atum은 완전한 존재이므로 그 안에 여성성을 포함하고 있다. 이 해석에서 Atum은 그 안의 여성성을 상징하는 그의 손을 이용한 다음, Shu와 Tefnut를 창조하게 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해석에 다르면 Atum이 Shu와 Tefnut를 창조한 것은 이 소설 마지막 부분에 작가가 묘사한 상황 이후에 일어난 일이다.

소설 제목처럼 우로보로스를 연상시키는 이 묘사는 끔찍해보이지만 상징적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가며 영원히 지속되는 이 과정은 신의 힘의 영원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본문의 마지막 부분을 옮겨보겠다.

나는 스스로 완전해졌다. 더 이상 타인에게 의존할 필요도 공허함에 슬퍼할 일도 없다. 나의 출력물이 곧 입력물이 되었다.

나는 나의 세계를 집어삼키는 뱀이 되었다.

다시 Atum에 대해 정리해보자. Atum은 혼돈 속에서 스스로를 창조한 신이며, 혼자서 Shu와 Tefnut을 창조해냈다. 이 내용과 소설 속 인물의 마지막 행위를 연결시켜본다면 흥미로운 유사성을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 지어야 할 것 같다. 구글 검색을 통해 이 리뷰에서 언급했던 내용들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리뷰에서는 신화적 존재인 Atum과 그의 특성 및 그가 행한 창조과정을 통해 이 소설을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보려고 시도해보았다. 글을 읽고, 또 이 리뷰를 읽고 무엇을 느꼈는지는 모르지만 작가가 글 끝에 남긴 단문응원처럼 ‘어떤 방식으로든 조금이나마 의미있는 글이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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