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그 이상의 묘사로 더 생생하고 섬뜩했던, “로프 텐트 나이프” 공모(감상) 이달의리뷰

대상작품: 로프 텐트 나이프 (작가: 한켠, 작품정보)
리뷰어: 쥰노, 4월 28일, 조회 47

사이코패스를 그려낸 이 소설 자체는 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되는 과정이나 결말이 다르게 나타날 것 같습니다. 여러 해석으로 나뉠 수 있는 내용들은 차치하더라도 저는 이 ‘엄마’라는 화자의 시각과 생각을 읽어내려가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취업을 하고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또 결혼을 했으니 그 수순에 따라 아이를 낳고, 주인공의 삶은 겉으로만 보았을 때는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으로 보이죠. 그리고 주인공 또한 평범한, 어쩌면 조금 심심할 수도 있는 그런 삶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이고요.

하지만 그녀의 깊은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이 좋아하는 업무 스타일만 보더라도 굉장히 자극을 즐기는 스타일이지요. 그런 그녀에게 임신이란, 육아란 과연 어떤 의미였을지.. 그녀에게 아이는 ‘작은 짐승’이었고, ‘내 젖을 빠는 파충류’, 그리고 육아를 하며 유일한 기분 전환은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하는 것뿐이었죠. 심지어 이제는 생활비를 주지 않는 남편까지.. 안그래도 지치는 육아지만 그녀의 성향과 남편의 무관심한 태도는 더더욱 육아를 힘들게 했죠. 심지어 남편은, 비정상적인 아이의 행동에도 대수롭지 않게 반응합니다.

그 상황에서 육아 이후 그녀의 삶은 계속 더 큰 자극을 찾아 헤매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난 젊은 남자 놀이 선생님. 마치 그 모습은 그녀가 정신적으로 불륜을 저지르는듯 표현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그 남자의 모습이 그녀의 숨겨진 욕망을 그대로 드러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쩌면 놀이 선생님=주인공이지 않을까 하는. 놀이 선생님이 등장한 이후 주인공이 바라는 상황도 발생하게 되고요. 특히 잃었던 아이가 무탈하게 돌아오자 그녀의 사이코패스적인 면모도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정상적인 가정을 추구하려 했던, 자신의 욕망과 반대되는 삶을 내려놓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자신의 아이 또한 정상적이고 표준적인 아이가 아니라고,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말이죠.

처음에는 그저 사이코패스 여자가 아이를 낳고 발생하는 사건들을 그려낸 소설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화자의 상황이나 심리를 생각하며 글을 읽어나가니 더 소름돋고 무섭게 느껴졌던, 그리고 생동감이 있었던 스릴러 소설이었습니다. 해석의 여지가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고요. 재밌게 잘 읽은 소설입니다.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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