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밤에 옛날 이야기를 풀어내는 듯 감상

대상작품: 뱀주제 글쓰기 (작가: 호인, 작품정보)
리뷰어: 쎄씨, 17년 7월, 조회 28

스포일러 있습니다!

 

 

작가님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쓰신 이 이야기는, 정말로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듯이 구수합니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은 할머니가 이야기를 해주시는 중반까지는 생각보다 왠지 따뜻하고 아련한 느낌이 납니다.

 

 

이 소설의 구조는 2가지로 되어있습니다. 실은 뱀 이야기는 첫번째 이야기 밖에 없다

 

첫 번째 : 할머니가 들려주신, 뱀에 의해 녹아버린 못된 며느리 이야기

두 번째 : 화자가 직접 눈으로 봤던 옆집 아줌마와, 그 옆집 아줌마에게 학대당한 누렁이

 

첫 번째 이야기는 ‘영물을 학대하면 천벌 받는다’는 의미로 할머니가 얘기 해주셨던 거에요.

화자는 옆집 아줌마의 결말(=두 번째 이야기)을 보면서 첫 번째 이야기를 떠 올리게 됩니다.

물론 첫 번째 이야기처럼 실제로 도망갔다는 옆집 아줌마가 녹아내린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머리카락 뭉치만 남아있고, 옆집 아줌마에게 학대당한 누렁이가 이상한 액체를 먹고있다는 상황.

어린 화자의 마음엔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네요.

 

호러적인 면, 즉 첫 번째 이야기의 영향을 배제한 채로 좀 더 생각해보면, 두 번째 이야기는 옆집 아줌마는 옆집 아줌마에게 원한을 가진 사람이 죽였거나, 혹은 죽이려고 들어서 머리카락 뭉치가 남아있던게 아닌가 싶은데..

실제로는 어떤지 알 수 없죠. 그런게 호러물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ㅎㅎ

 

 

 

이 소설은 옛날 이야기를 즉 다른 사람에게 말로 설명해주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이게 이 소설의 큰 특징이고,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장점은 아무래도 추억속에 잠기기 좋기에 반감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거고요,

단점은 그래서인지 집중 안하면 어떤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살짝 헷갈려집니다. 아무래도 말과 글은 달라서 인것 같아요.

물론 말로 설명해주는 이야기는 많지만, 대개 삽화등이 있는 그림책에서 사용되는 이야기죠.

또 이런건 그림책의 특성상 한페이지에 하나씩 삽화가 들어가다보니, 들어가는 텍스트의 숫자도 많지 않고요.

그래서 그림책의 경우는 말하는 식으로 해도 집중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영상이 머리에 떠오르는 느낌으로 진행되니까요.

 

 

하지만 한번 익숙해지면 어린 시절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 할머니가 이런 얘기 해주셨냐고요? 할머니는 제가 무서운 거 싫어하는 걸 잘 아시는 인자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아마 펑펑 울면서 경기 일으켰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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