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스내처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접한 것은 1980년 대 영화 더 씽에서 였습니다. 여기서의 괴물은 인간이 인간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드는 의심을 몰고 오는 절대적인 공포의 대상이었죠.
다음으로 접하게 된 바디 스내처는 일본에서 1980년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연재되었던 만화 기생수로 기억합니다. 기생수에서의 바디 스내처는 인간을 잡아먹는 무서운 존재인 것은 맞지만 예외의 경우 인간과 괴물이 우정을 기르기도 하며 바디 스내처에 대한 기존의 이미즈를 흔듭니다. 하지만 제일 큰 인식 변화를 불러온 것은 타무라 레이코 라는 존재죠. 바디 스내쳐인 그녀는 말합니다.
“괜찮아. 인간의 감정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 테니. 하지만 우리는 연약한 존재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세포체일 뿐이야. 그러니까 너무 미워하지 마.”
바디 스내처란 공포의 괴물이 인간이란 ‘개체’를 죽일 수 있을지라도 인간이라는 ‘종’을 이길 수는 없는 생명체로 떨어진 순간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에게 바디 스내처란 공포스러운 존재입니다. 이 괴물은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 사회에 스며들어 인간을 잡아먹으며 살아갑니다. 부정할 수 없는 식인 괴물이며 인간에게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그 괴물이 당신의 짝사랑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짝사랑보다도 정겹게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괴물소녀담의 주인공, 이민우는 그 괴물에게 말합니다.
바로 어제 그 괴물이 짝사랑하는 상대, 송류화를 살해해 먹어치우는 것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좋아한다고.”
한 소년과 소녀의 가죽을 뒤집어 쓴 괴물이 한달의 기간을 걸고 약속을 합니다.
- 괴물은 이민우를 죽이지 않는다.
- 이민우는 괴물의 존재를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다.
- 이민우가 보는 앞에서 괴물은 인간을 먹지않는다.
- 한달이 지난 후 괴물은 이 동네에서 모습을 감춘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이 되었지만 아직도 석연치 않은 점이 많이 남아있는 소설입니다.
이민우는 짝사랑 상대에게 계속 고백을 하려고 했지만 끝까지 말을 못 했는데 그녀를 먹어치운 괴물을 보고는 단 하루만에 좋아한다고 고백을 합니다.
이민우가 “진짜 송류화”를 좋아한 점은 ‘겉껍질’ 뿐이었을까요?
괴물은 무슨 목적이 있어서 바로 도망가거나 주인공을 살해하지 않고 한달이나 이 동네에서 머물러야 하는 걸까요?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대되는 소설, “괴물소녀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