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맛 공모(감상) 공모채택

대상작품: 작가는 조용히 살기로 했다. (작가: 통통튀는올리브, 작품정보)
리뷰어: 윤시하, 1월 29일, 조회 26

13화까지 읽고 작성되는 리뷰 입니다

 

작품 제목과 로판이라는 태그 때문에 장르 소설인가 싶었습니다. 저 처럼 생각하고 읽으셨던 분들이 많이 계실지 궁금하네요. 결론적으로 ‘작가는 조용히 살기로 했다’는 이런 장르 소설하고는 거리가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고전 문학의 그것과 더 비슷해 보입니다. 작품의 분위기가 특히 그렇습니다.

작품은 꽤 잔잔하게 진행됩니다. 스토리에 굴곡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끈질긴 묘사가 그렇게 느끼도록 만듭니다. 어떤 사건과 그 여파를 묘사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 하기에, 독자는 흐름에 익숙해지고 편하게 이입합니다.

이런 작품의 긴 호흡은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고전 문학을 떠올리게 하고 잦은 시점 전환을 지지해주기 때문입니다.

작품은 저극적으로 시점 전환을 활용합니다. 서술자를 바꿈으로써 필요없는 부분을 스킵하고 다른 스토리를 동시에 진행시키죠. 안드레이와 보바가 스베틀리나를 찾는 스토리가 이렇게 병렬적으로 진행됩니다. 사건의 인과를 바꾸어 궁금증을 유발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작품의 호흡이 느림에도 몰입력을 갖고 자주 환기됩니다.                                       사실 장점이자 단점 이기도 합니다. 작품이 자주 환기 된다는 말을 반대로 하면 스토리가 와해 된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작품의 주인공이 온전히 스베틀리나라 생각되지 않기도 합니다.  시점 전환은 인과가 바뀌어서 많이 등장하는데 이게 더 따라가기 어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모쪼록 작가님이 균형을 찾으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저는 목가적이고 현실적인 분위기와 잔잔한 흐름이 고전 문학과 닮아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만 장르가 ‘판타지’라 앞으로 어떻게 판타지를 보여주실지 감이 잘 안 잡힙니다. 13화인 아직까지는 딱히 판타지라 할 만한 요소가 등장하지 않아서 더 그렇습니다. 판타지 라는게 원래 현실설 없는 버라이어티한 이야기를 담는 장르라 걱정된다고 하면 괜한 말일까요. 물론 일상 판타지처럼 상충되는 부분을 잘 엮어내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보여주지 않은 부분을 걱정하면 실례죠.

마지막으로 ‘경을 친다’ ‘신(臣)’ ‘소인’ 등의 표현이 너무 토속적이라 작품의 배경에 어울리게 수정 해주시는게 어떨까 싶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이야기가 더 궁금한 작품이었네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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